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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리스크가 지나간 지금, 비트코인의 방향성은?
지난 23일 새벽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지속적인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비트코인은 2만 달러 아래로 잠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순간 급락했지만 다시 2만 달러로 반등하면서 예상했던 '빅쇼트'는 나오지 않았다. 지난주에 이은 악재성 발언에도 시장의 반응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그보다는 침체기가 더욱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암호화폐는 큰 악재가 생기면 급락했다가 '큰손'들이 이를 사들이면서 반등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고래들의 늘어나는 손실과 줄어든 거래량 탓에 큰 매수·매도세가 나오지 않고 있어 횡보장이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지근한 반응의 현물시장과는 달리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하루에도 몇번식 왔다갔다하는 소규모 변동폭에 큰 포지션들이 몰려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의 단기보유자 지표는 크게 요동치고 있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시장에 더 이상 초보 투자자는 남아있지 않고 적극적인 투자자만이 남아 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2018년때와 같은 장기 침체기는 쉽게 오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다. 미국이 암호화폐에 대한 새로운 입장과 방향성을 제시할 때 단기 수익을 얻으려는 반등장이 나올 수 있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비트코인 1일봉 차트 (출처 : 바이비트 거래소)
1일봉 기준, 캔들 자체에서 특별한 움직임이 없기 때문에 유의미한 모멘텀을 파악하기는 어려운 양상이다. 다만, 비트코인이 2만 달러 부근을 지속적으로 지켜주면서 주황색 400일 이평선과 보라색 600일 이평선이 교차 직전까지 좁혀졌다. 두 이평선의 골든크로스가 나올 경우, 더 큰 하락의 압력보다는 긴 횡보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골든크로스에 이르려면 다음주에 2만 5000달러까지 반등을 보여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주봉 차트 (출처 : 바이비트 거래소)
주봉 기준, 볼린저 밴드 하단은 작년 두 차례 조정 때보다 큰 폭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따라서 단기간의 반등보다는 중장기적 흐름으로 볼린저 밴드 중단선까지의 회복 흐름을 예측해야 한다. 2만 달러는 작년 초 '불장'의 시발점이 된 가격으로 지금은 지지선에 대한 '테스트'가 없는 만큼 이번주 주봉이 양봉으로 마감을 해야 3만5000달러를 넘는 점진적 반등을 유추해볼 수 있다.
▲비트코인 축적 추세 스코어 (출처 : glassnode)
올해 상반기 루나 사태 이전의 산발적인 코인 축적 흐름과 달리 하락장이 시작된 이달부터 패턴이 바뀐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 하락 때문에 비트코인에 대한 '호들러'들의 인식이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비트코인 단기 보유자 손익 리턴 밴드 지표 (출처 : glassnode)
위 지표를 통해 몇 주간 이어지는 하락으로 투자자들은 큰 폭의 미국 달러(USD) 손실을 겪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작년 두 차례 발생했던 하락 조정장 때 대량 매도 사태를 모두 능가하는 수준이다. 이번 하락은 고래에게도 위험한 장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거래소로 유입된 단기보유자들이 일일 시가 총액 기준 0.01%에 상당하는 손실을 겪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작년 하락장 사이클 때 나타났던 주요 하락 매도 압력에 비할 정도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극적인 트레이더들은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더 키울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비트코인 장기 보유자 손익 리턴 밴드 지표 (출처 : glassnode)
비트코인 장기 보유자인 호들러들도 단기 보유자들과 크게 다른 상황은 아니다. 온체인 지표 상 최근의 시장 침체로 인해 발생한 손실은 일일 시가 총액의 0.007%의 해당하는 규모로 장기 보유자들에게 있어서는 2020년 이후 최대 규모의 실현 손실이다.
중요한 건 이러한 수치가 2020년 코로나 사태로 인한 대하락 때 유동성 위기 당시 수준으로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거시경제적 상황이 계속 악화된다면 또 다시 큰 폭의 급락이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비트코인 채굴자 포지션 지표 (출처 : glassnode)
지난주에 이어 채굴자들은 계속 비트코인을 팔아치우고 있다. 미국 정부의 규제와 금리 인상 압박이 장기화할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채굴자들은 지속적으로 매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지루한 장세가 이어지면서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과 분석가들 모두 비트코인의 가치와 가격이 예전처럼 돌아가기 어렵다는 부정적인 해석을 내놓고 있어 시장 분위기 침체를 가속화하고 있다.
하지만 암호화폐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분명해 질수록, 암호화폐가 정부의 제도권 하에 완전히 진입한다는 걸 뜻한다. 이 때 비로소 비트코인이 펀더멘털을 갖고 장기적으로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 글은 암호화폐 투자 뉴스레터 구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소개한 외부 필진 칼럼이며 한국경제신문의 입장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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