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지수(MSCI) 선진지수(DM) 편입이 결국 좌절됐다. 외환시장 개방 등 정부의 강한 의지 표명에도 불구하고 당장 시장접근성 개선이 없다는 점이 실패의 원인으로 꼽힌다.
23일(현지시간) MSCI가 발표한 시장 재분류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선진지수 후보로 편입되지 않았다. MSCI는 이번 발표에서 △나이지리아를 MSCI 프론티어 마켓 지수에서 제외 △스리랑카를 MSCI 프론티어 마켓 지수에서 제외할 지 여부를 모니터링할 것 △러시아 증시의 접근성 악화 △글로벌 결제일 주기가 T+2일에서 T+1일로 당겨진 영향을 모니터링할 것 등 총 네 가지 사안에 대해 언급했다.
올해 한국증시의 선진지수 편입 실패는 예견된 일이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지난 10일 MSCI가 발표한 국가별 시장 접근성 평가에서 한국 증시가 낙제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MSCI는 전년과 동일하게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정보 접근성 부족(영문 IR 등) △역내외 외환시장 접근 제한 △코스피200·코스닥150 기업 대상으로만 허용되는 제한적 공매도 등을 지적했다. 이뿐만 아니라 MSCI는 올해 외국인 투자 한도 관련 점수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의 외국인 투자 가능 지분이 많지 않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개선된 점이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악화된 부분을 지적받은 것이다.
시장에선 선진지수 편입을 위해선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앞서 정부는 지난 16일 서울 외환시장 운영 시간을 런던 외환시장 마감 시간인 오전 2시(한국 기준)까지로 연장하고 향후 24시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MSCI는 이번 발표에서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실행 여부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뿐만 아니라 시장 접근성을 저해하는 공매도 제한 등도 풀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올해 선진지수 편입이 좌절되면서 한국의 MSCI 선진지수 편입은 가장 빨라도 2025년 6월이 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선 내년 6월 선진국 후보군에 편입될 필요가 있다. 후보군에 편입되면 2024년 6월 선진국 편입이 정식 발표되고 2025년 6월 실제 편입이 이뤄진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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