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주 대표주자였던 메타와 넷플릭스가 가치주 취급을 받게 됐다. 최근 뉴욕증시 약세로 빅테크 주가가 급락하면서 ‘저평가된 종목’으로 분류돼서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FTSE러셀은 오는 24일 뉴욕증시 마감 후 편입종목을 조정할 계획이다. 이번 조정에서 메타와 넷플릭스, 페이팔 등이 러셀1000 가치지수에 신규 편입될 예정이다.
가치주 범주에 들어간 종목들은 러셀1000 성장지수에서도 잔존하지만 비중이 크게 낮아진다. JP모건은 메타의 경우 러셀 1000 성장지수에서의 비중이 2.3%에서 0.5%로 급감하는 대신 러셀 1000 가치지수에서 1.7%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메타의 빈 자리를 테슬라가 메우며 러셀지수 중 미국에서 5번째로 큰 회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메타 같은 기술주가 가치지수에 편입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러셀1000 가치지수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상대적으로 낮고 성장 기대치가 높지 않은 종목들로 구성돼 있다. 저평가된 종목이라는 의미다.
메타와 넷플릭스 등은 과거 뉴욕증시에서 ‘빅테크주’로 불리며 지수를 끌어올린 주역들이다. 실적과 가격보다는 기술과 성장성에 대한 전망으로 주가가 폭등했다.
그러나 올 들어 미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증시가 약세장에 진입하며 상황이 반전됐다. 성장 전망이 낮아지면서 넷플릭스 주가는 올 들어 70%, 페이팔은 61% 하락했다. 메타 주가는 53% 떨어졌다. 메타는 현재 12개월 선행 PER이 12.44배로 S&P500(15.82배)보다도 낮은 상태다.
그 외 바이오 업체 모더나, 화상회의 서비스 기업 줌, 소셜미디어 업체 핀터레스트도 러셀 1000 가치지수에 편입될 예정이다. WSJ는 “이번 지수 재조정으로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들이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면서 수조달러 규모의 손바뀜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시장에서는 FTSE러셀의 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PBR 등 고전 지표들은 조직문화와 기술 등 무형 자산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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