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덕에…지난해 對 미국 경상수지 흑자 '사상 최대'

입력 2022-06-24 16:05   수정 2022-06-2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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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의 대(對) 미국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가 수출을 주도하면서 흑자 폭이 크게 늘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1년 지역별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883억달러로, 지난해(759억달러) 대비 124억달러 늘었다.

국가별로는 미국 대상 경상수지가 328억달러에서 449억6000만달러로 확대됐다. 2014년(415억달러) 이후 7년 만에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하면서 상품수지 흑자가 418억3000만달러로, 흑자 폭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운송수지 개선 등으로 서비스 수지 적자 폭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 서비스수지는 44억8000만달러로, 2005년(-33억달러) 이후 최소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대(對) 중국 경상수지 흑자는 172억5000만달러에서 236억1000만달러로 증가했다. 대중 상품수지 흑자는 화공품 등 수입이 늘면서 10억달러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수출 화물운임 상승 등으로 운송 수입이 늘면서 서비스수지는 7억3000만달러에서 37억2000만달러로 크게 늘었다. 현지법인으로부터의 배당 수입도 늘면서 본원소득수지는 19억3000만달러에서 45억1000만달러로 확대됐다.

대 일본 경상수지 적자 규모는 202억2000만달러에서 221억4000만달러로 늘어났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을 중심으로 수입이 늘면서 상품수지 적자는 168억2000만달러에서 177억6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외국계 투자기업의 배당 지급이 늘며 본원소득수지 역시 40억8000만달러 적자에서 54억1000만달러 적자로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유럽연합(EU)과의 거래에서는 경상수지가 지난해 적자에서 지난해 흑자로 전환했다. 화공품, 선박, 승용차 등 부문의 수출이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이에 따라 상품수지는 9억9000만달러에서 101억9000만달러로 늘어났다.

동남아시아에 대한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해(792억달러)보다 약 200억달러 늘어난 1020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대 동남아시아 경상수지 흑자가 10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 정보통신기기 등을 중심으로 상품 수출이 늘었고, 수출화물 운임이 오르면서 운송 수입이 증가한 영향 등으로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모두 확대됐다.

대 중동 경상수지 적자 규모는 국제 유가 상승 등으로 전년 282억6000만달러에서 480억달러로 커졌다. 대 중남미 경상수지는 본원소득수지가 늘어난 영향으로 -4억4000만달러에서 지난해 2억9000만달러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내국인의 해외직접투자는 608억2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는 168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는 784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증권 투자는 588억1000만달러였다. 지난해 미국 증시 호조로 내국인의 미국 주식 투자는 425억9000만달러에서 542억4000만달러로 늘며 2년 연속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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