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부동산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21일 용산 한강로3가 6층짜리 꼬마빌딩(대지 106.8㎡·사진)이 감정가(33억8900만원)의 156.3%인 53억여원에 낙찰됐다. 입찰보증금만 3억3000여만원에 이르는 고가 물건임에도 응찰자 31명이 몰렸다.
최근 들어 상승세가 멈춘 용산 아파트 매매 시장과 달리 용산 내 재개발 투자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 이후 강세를 이어온 용산 아파트값은 이달 셋째주(지난 20일 기준) 12주 만에 보합으로 전환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4주째 내림세다.
용산 지역 개발사업에 대한 기대가 큰 데다 경매 시장이 일반 매매 시장보다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강로3가 꼬마빌딩은 용산 개발의 중심축인 정비창 부지 인근 재개발구역에 속해 2020년 5월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일반 매매 시장에선 실거주에 한해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물건을 매수할 수 있지만 경매 시장에선 실거주 요건이 면제된다.
지난달 3일 용산 청파동1가 빌라 지하 1층(대지 33.5㎡)도 감정가(2억5000만원) 대비 3배 이상 높은 가격인 7억5800여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 빌라는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후보지에 포함된 물건으로, 이 지역 역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다. 지난달 매각된 용산로2가 주차장 부지(12.3㎡)도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인 1억1500만원(낙찰가율 115.3%)에 팔렸다. 이 부지는 아직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된 건 아니지만 향후 개발 기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정부가 재개발 규제 완화와 공급 확대를 강조하고 있어 재개발 투자 수요가 줄지 않고 있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 물건은 구역 지정 후 일반 매매 시장에선 매물도 적고 실거주 요건도 충족해야 해 경매 시장에서 특히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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