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조되는 北도발 위험…72년 전 오늘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

입력 2022-06-24 17:29   수정 2022-06-25 07:24

북한이 그제까지 사흘 동안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주재하는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어 전방 부대들의 작전 임무에 ‘중요 군사행동계획’을 추가하기로 했다고 한다. 작전계획 수정, 군사조직 편제 개편 등도 의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어제 전했다. 이태섭 인민군 총참모장이 함경남도 원산에서 경북 포항까지 나오는 작전지도를 걸어놓고 김정은 앞에서 관련 내용을 설명하는 사진은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화가 얼마나 아슬아슬한 것인지를 보여준다.

주목되는 것은 추가된 중요 군사행동계획의 내용이다. 북한이 올해 들어 잇달아 시험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 초대형 방사포(KN-25), 신형 전술유도무기 등 남한 후방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전술핵무기의 최전방 배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 4월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시험발사하면서 “전술핵 운용을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사시 남한 내 주요 군사시설 등에 대한 선제타격 지침도 부여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미 준비가 끝난 것으로 알려진 7차 핵실험에 관한 언급은 없었지만 관련 계획을 승인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6·25전쟁 발발 72주년을 맞는 오늘, 한반도의 정세는 이토록 엄혹하다. 북한은 이미 수십 기의 전략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단거리미사일용 전술핵무기도 실전 배치를 앞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18번이나 무력 도발을 감행했고, 최근에는 탄도미사일 등의 동시다발적 무더기 발사 등으로 도발 형태도 고도화·다양화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의 대응 태세는 미흡하다. 선제타격용 킬체인, 요격용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 대량응징보복 등 한국형 3축 체계는 아직 미완성이다. 갈수록 고도화·다양화하는 북한의 핵·미사일을 막아내려면 3축 체계의 대대적 보강은 물론 확고한 한·미동맹 속에서 핵우산을 강화하는 게 시급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자력으로 나라를 지킬 수 없는 국가의 비참함과 고단함을 너무나도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72년 전 오늘 우리가 그랬던 것과 마찬가지다. 안보가 튼튼하지 않다면 전쟁의 폐허에서 세계 10대 경제 강국으로 도약한 한국의 기적도 물거품처럼 사라질 수 있다. 지금의 연약한 평화를 강철 같은 평화로 만드는 길은 철저한 사전 대비뿐임을 굳게 다짐하는 6·25전쟁 발발일 아침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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