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론은 서민의 내집 마련을 돕기 위해 주택금융공사가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이다. 장기 고정금리라는 특성 때문에 최근 금리 인상기를 맞아 주목받고 있다.
보금자리론을 받을 수 있는 주택의 가격 기준은 6억원까지다. 담보인정비율(LTV) 70% 이내, 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는 60%로 최대 3억6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무주택인 미혼 또는 부부가 대상이지만, ‘일시적 1주택자’도 기존 주택의 처분을 약속하면 자금을 빌릴 수 있다. 소득은 미혼일 경우 연 7000만원, 부부 합산으로는 연 85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이 같은 기준선은 자녀 수에 따라 최대 1억원(미혼 자녀 3명 이상)까지 올라간다. 지난해 도입된 40년 만기 상품은 대출 신청인이 만 39세 이하이거나, 결혼한 지 7년 이내인 신혼부부가 빌릴 수 있다.
정부는 서민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낮춰주기 위한 취지에서 당초 원리금 균등상환만 할 수 있었던 40년 만기 상품에 체증식을 도입하고, 50년 만기 상품도 선보이기로 했다. 40년 만기 보금자리론으로 3억원을 연 4.6% 금리(6월 기준 u-보금자리론 고시금리)에 빌린다고 가정해보자. 기존 원리금 균등상환 방식에 따른 월 상환액은 137만원이다. 만약 체증식을 선택하면 첫해엔 월 118만원을, 5년차엔 월 123만원을 갚으면 된다.
8월 도입되는 50년 만기 상품은 원리금 균등상환만 선택할 수 있다. 다른 조건은 40년 만기와 동일하지만, 대출자의 나이 요건이 만 34세로 까다로워진다.
50년 만기 대출을 총 3억원, 연 4.6%에 빌린다고 할 때 월 상환액은 128만원이다. 40년 만기 원리금 균등상환 방식(월 137만원)보다는 상환 부담이 다소 줄지만, 40년 만기 체증식의 초기 1년 상환액(월 118만원)보다 많다. 이후 7~8년가량 지나면 40년 만기 체증식과 월 상환액이 비슷해지고, 이후부턴 줄어드는 구조다. 50년 만기 상품의 출시 시점엔 40년 만기 상품보다 금리가 0.1%포인트가량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당장 대출 초기 부담이 40년 체증식보다 많지만 안정적인 상환을 원하는 소비자라면 50년 만기를 선택하는 게 낫다. 체증식→균등상환식, 균등상환식→체증식 등으로 중도 변경하는 건 불가능하다.
당연히 만기가 길수록 총 이자 부담액이 늘고, 초기에 덜 갚을수록 미래 상환액도 커진다. 그럼에도 40년 체증식 혹은 50년 만기를 선택하면 당장의 월 상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데다 신용대출 등 다른 대출을 보유한 다중채무자의 경우 DTI가 낮아져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장점도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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