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기 주담대, 3억 빌리면 40년보다 月 9만원 부담 덜해

입력 2022-06-26 17:10   수정 2022-07-0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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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보증하는 정책 모기지(mortgage·주택담보대출)인 ‘보금자리론’에 다음달부터 40년 만기 체증 상환 제도가 도입된다. 기존 원리금 균등상환과 비교해 초기엔 덜 갚고, 나중에 점차 많이 갚아나가는 방식이다. 오는 8월에는 최장 50년 만기인 초장기 상품도 출시된다.


보금자리론은 서민의 내집 마련을 돕기 위해 주택금융공사가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이다. 장기 고정금리라는 특성 때문에 최근 금리 인상기를 맞아 주목받고 있다.

보금자리론을 받을 수 있는 주택의 가격 기준은 6억원까지다. 담보인정비율(LTV) 70% 이내, 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는 60%로 최대 3억6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무주택인 미혼 또는 부부가 대상이지만, ‘일시적 1주택자’도 기존 주택의 처분을 약속하면 자금을 빌릴 수 있다. 소득은 미혼일 경우 연 7000만원, 부부 합산으로는 연 85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이 같은 기준선은 자녀 수에 따라 최대 1억원(미혼 자녀 3명 이상)까지 올라간다. 지난해 도입된 40년 만기 상품은 대출 신청인이 만 39세 이하이거나, 결혼한 지 7년 이내인 신혼부부가 빌릴 수 있다.

정부는 서민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낮춰주기 위한 취지에서 당초 원리금 균등상환만 할 수 있었던 40년 만기 상품에 체증식을 도입하고, 50년 만기 상품도 선보이기로 했다. 40년 만기 보금자리론으로 3억원을 연 4.6% 금리(6월 기준 u-보금자리론 고시금리)에 빌린다고 가정해보자. 기존 원리금 균등상환 방식에 따른 월 상환액은 137만원이다. 만약 체증식을 선택하면 첫해엔 월 118만원을, 5년차엔 월 123만원을 갚으면 된다.

8월 도입되는 50년 만기 상품은 원리금 균등상환만 선택할 수 있다. 다른 조건은 40년 만기와 동일하지만, 대출자의 나이 요건이 만 34세로 까다로워진다.

50년 만기 대출을 총 3억원, 연 4.6%에 빌린다고 할 때 월 상환액은 128만원이다. 40년 만기 원리금 균등상환 방식(월 137만원)보다는 상환 부담이 다소 줄지만, 40년 만기 체증식의 초기 1년 상환액(월 118만원)보다 많다. 이후 7~8년가량 지나면 40년 만기 체증식과 월 상환액이 비슷해지고, 이후부턴 줄어드는 구조다. 50년 만기 상품의 출시 시점엔 40년 만기 상품보다 금리가 0.1%포인트가량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당장 대출 초기 부담이 40년 체증식보다 많지만 안정적인 상환을 원하는 소비자라면 50년 만기를 선택하는 게 낫다. 체증식→균등상환식, 균등상환식→체증식 등으로 중도 변경하는 건 불가능하다.

당연히 만기가 길수록 총 이자 부담액이 늘고, 초기에 덜 갚을수록 미래 상환액도 커진다. 그럼에도 40년 체증식 혹은 50년 만기를 선택하면 당장의 월 상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데다 신용대출 등 다른 대출을 보유한 다중채무자의 경우 DTI가 낮아져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장점도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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