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족의 결혼이민자·기타귀화자 고용률이 전체 국민보다 낮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여성가족부는 2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1년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다문화가족지원법에 따라 3년마다 실시되는 것으로, 우리나라 전체 다문화가족 가운데 1만 5578가구에 대해 일대일 면접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리나라 전체 다문화가구는 34만 6017가구였다. 결혼이민자 가구가 이 중 82.4%를 차지했다. 결혼이민자란 한국인과 혼인한 외국 국적자 및 혼인귀화자를 말한다.
다문화가족의 부모 세대라 볼 수 있는 결혼이민자 및 기타귀화자의 경제활동을 조사한 결과 2018년 조사 결과에 비해 고용률은 낮아졌지만, 상용근로자의 비율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이민자·기타귀화자의 고용률은 60.8%로 지난 조사보다 5.6%포인트 떨어졌다. 전체 국민의 고용률인 62.4%보다도 1.6%포인트 낮았다. 단순 노무 종사자가 32.4%로 세 명 중 한명 꼴이었으며 상용근로자는 47.7%로 절반을 밑돌았다.
또 이들은 연령대가 높아지고 국내 거주 기간이 길어지는 경향을 띠었다. 29세 이하인 결혼이민자·기타귀화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23%에서 2018년 19.7%, 2021년 14.3%로 꾸준히 감소했지만 30대의 경우 같은 기간 32.6%에서 36.4%로 오름세를 보였다. 이들 가운데 15년 이상 거주자의 비율도 39.9%로 지난 조사보다 12.3%포인트가량 크게 늘었다.
자녀를 키우는 결혼이민자·기타귀화자는 양육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한국어 지도’와 ‘학습 돌봄’ 등을 가장 많이 꼽았다. 5세 이하 자녀를 양육하는 응답자들은 ‘긴급돌봄’도 곤란한 점 중 하나로 응답했다. 단 ‘한국 생활에 어려움이 없다’는 응답이 37.9%로 지난 2018년 조사보다 8%포인트 증가했고, 외국 출신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16.3%로 2015년 40.7%보다 크게 떨어져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다문화가족 자녀들은 고등교육기관 취학률이 크게 낮아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중·고등학교에선 전체 국민과 큰 차이가 없었으나 고등교육기관 취학률은 다문화 자녀의 경우 40.5%로 전체 국민(71.5%)보다 약 31%포인트 낮았다. 다만 ‘고용주·직장동료로부터 차별받은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4.3%만 ‘그렇다’고 답해 2018년 28.1%보다 크게 낮아졌다.
다문화가족의 거주 지역은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문화가족의 과반인 56.1%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거주했다. 가족 구성은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경우가 전체의 35.5%로 가장 많았으며 부부 가구가 30%로 뒤를 이었다. 특히 부부 가구는 지난 2018년에 비해 13%포인트 증가했다. 다문화가족의 평균 자녀 수는 0.88명이었으며 무자녀 가구가 전체의 42%에 달했다.
여가부는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다문화가족 정책 방향과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현재 수립 중인 4차 다문화 가족정책 기본계획에 이번 결과를 충실히 담아내겠다”고 말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