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약사 아스텔라스가 다시 한번 위기를 맞았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아스텔라스가 개발 중인 폼페병 유전자 치료제 ‘AT845’에 대한 임상 1·2상을 보류한다고 발표했다.
임상 참여자 중 한 명에서 뇌와 척수 외부에 위치한 신경이 손상되는 말초신경병증(peripheral sensory neuropathy)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AT845의 임상은 후기 발병 폼페병 환자 1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모두 주사제로 한 번 투여받았다.
아스텔라스는 “FDA가 피험자에 대한 위험을 평가하기에 충분한 정보가 없으며, 최근 발생한 심각한 부작용에 대한 추가 정보가 필요하다고 알려왔다”고 했다. 이 부작용은 심각도는 경미했지만, 의학적으로 치료제와 중요한 연관성이 있을 수 있어 심각한 부작용으로 분류됐다.
AT845의 적응증인 폼페병은 알파-글루코시다아제 유전자에 변이가 생겨 나타나는 유전질환이다. 알파-글루코시다아제는 간이나 근육에서 당과 관련된 대사 활동을 하는 효소다.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포도당 중합체인 글리코겐이 골격, 심장 근육 등 여러 조직에 축적되면서 조직의 기능을 손상시킨다.
AT845는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로 체내에 정상 유전자를 도입해 폼페병을 치료하는 기전의 유전자 치료제다.
이번 임상 중단으로 아스텔라스의 유전자 치료제 후보물질이 모두 임상 및 개발을 중단하게 됐다. 회사는 지난해 ‘AT132’의 임상시험 중 4명의 환자가 간 기능 이상으로 사망하며 임상을 중단했다. AT132는 ‘X연관 근세관성 근병증(XLMTM)’ 치료 후보물질(파이프라인)로, AT845와 마찬가지로 아데노부속바이러스를 이용하는 유전자 치료제다.
아스텔라스는 AT132 임상을 중단하며, 다른 유전자 치료제 파이프라인인 ‘AT702’ ‘AT751’ ‘AT753’의 개발도 모두 중단했다. 세 파이프라인은 모두 듀센형근이영양증(DMD) 치료제 후보물질이었다.
여러 파이프라인의 개발을 중단하며 아스텔라스는 약 11억달러(약 1조41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회사는 “현재 AT845의 임상 보류가 잠재적으로 미칠 수 있는 재정적 영향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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