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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요 은행들이 잇따라 배당금 인상을 결정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양호한 성적표를 받은 은행들이 배당금 인상을 주도했다. 재무 건전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은행주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 등 미국 주요 은행 4곳이 배당금 인상 결정을 발표했다. 이 중 배당금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은행은 25%를 기록한 골드만삭스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분기 배당금을 주당 2달러에서 2달러50센트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웰스파고도 같은 날 배당금을 0.25달러에서 0.30달러로 20% 높이기로 했다. 모건스탠리는 0.70달러에서 0.775달러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0.21달러에서 0.22달러로 배당금을 인상한다.
이들 업체의 평균 배당금 인상률은 15%로 지난해 평균 인상률(69%)보다는 낮다. 하지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은행들이 더 많은 자산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지난해엔 2020년 코로나19 유행으로 배당금 인상을 동결한 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로 배당금이 급등한 측면도 있었다.
투자 업계에선 Fed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은행들의 배당금 인상 여부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최악의 경기침체가 와도 은행들이 적정 자본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가늠해보는 것이다. 지난 23일 Fed 발표에 따르면 1000억달러 이상 자산을 보유한 미국 34개 대형 은행 모두가 이 테스트를 통과했다.
하지만 Fed가 요구하는 자본 비율의 변화를 놓고선 업체별 희비가 갈렸다. 은행들은 경기침체에 대비해 적정 수준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을 지켜야 한다. 배당금을 전격 인상한 골드만삭스는 이 비율이 13.3%로 지난해 13.4%보다 오히려 낮아졌다.
모건스탠리는 이 비율이 13.2%에서 13.3%로 0.1%포인트 상승했다. BoA(9.5%→10.5%), 씨티그룹(10.5%→11.5%), JP모간체이스(11.2%→12%) 등은 이 비율의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이 중 씨티그룹과 JP모간체이스는 배당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Fed가 요구하는 최소 CET1 비율은 4.5%다. 스트레스 테스트를 거친 34개 은행의 평균 CET1 비율은 9.7%였다.
은행들의 자본 여건이 전반적으로 준수한 만큼 은행주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제라드 캐시디 RBC캐피털마켓 애널리스트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현 밸류에이션 수준에서 은행 주식의 하방 위험은 제한적”이라며 “은행들이 2008~2009년 겪었던 신용 문제를 겪지 않을 것으로 보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은행주 매수세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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