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집값이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앞질렀다. 하락 전망이 상승 전망을 앞지른 것은 3년 만이다.
30일 부동산R114 실시한 '2022년 하반기 주택 시장 전망' 설문조사에 따르면 집값이 내려갈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38%로 집계됐다. 반면 상승할 것이라고 답한 비중은 24%를 기록했다. 2019년 상반기 조사 이후 약 3년 만에 하락 전망이 상승 전망을 앞질렀다. 보합 전망은 38%로 상반기 조사와 동일했다. 상승과 하락 사이에서 실수요자들의 관점이 바뀌었다는 게 부동산 R114 측의 설명이다.
집값이 내릴 것이라고 본 응답자 34%는 '경기 침체 가능성'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이어 '대출 금리 인상 가능성'이 33%였다. 이어 △'대출 규제로 매수세 약화'(11%) △가격 부담에 따른 거래량 부족(10%) △사전청약 및 공공주택 공급 기대(3%) △임대사업자 및 다주택자 매물 증가(2%) 등 순이었다.
부동산 R114 관계자는 "물가가 급격히 오르는 가운데 경제성장률이 둔화하고 소비 여력이 줄어드는 등 과거보다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졌다"며 "여기에 고공 행진하는 물가를 잡기 위한 중앙은행(미국과 한국 등)의 금리인상이 빨라지는 등 이자 부담이 수요자 이탈을 불러오는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수요자들은 하반기 전셋값도 오를 것으로 봤다. 하반기 전셋값이 뛸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0%를 기록했다. 반면 내릴 것이라고 본 비율은 22%다.
전셋값이 오른다고 응답한 실수요자들 가운데 42%는 매수심리가 위축돼 전세수요가 증가, 이에 전셋값이 오를 것이라고 봤다. 이어 △임대인의 월세 선호로 전세 공급 부족(18%) △임대차 3법 시행 영향(13%) △서울 등 일부 인기 지역 입주 물량 부족(12%) △청약(사전청약)을 위한 일시적 전세 거주 증가(11%) 순이었다.
부동산 R114 관계자는 "가격 부담과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등으로 위축된 매수심리가 상대적으로 전세시장 수요를 늘려 가격 불안감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부동산 시장 핵심 변수로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20%)가 꼽혔다. '국내외 경기회복 속도 등 대외 경제 여건(20%)도 중요 변수로 지목됐다. 이 밖에도 △대출, 세금 등 부동산 규제 지속 여부(17%) △물가상승(10%) △민간 소비 등 국내 실물 경기지표 변화(10%) △3기 신도시 등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8%) 등이 있었다.
부동산 R114 '상·하반기 주택 시장 전망' 설문조사는 2008년부터 매년 2회씩 진행되며, 올해 하반기 조사는 지난 7일부터 20일까지 14일 동안 전국 227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설문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2.05%포인트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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