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만난 금감원장 "태풍 전 흔들린 나뭇가지 미리 자르겠다"

입력 2022-06-30 15:19   수정 2022-06-30 15:21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0일 국내 보험사를 향해 건전성 관리를 당부하면서 "태풍이 불기 전에 이미 부러지거나 흔들린 나뭇가지를 미리 자르겠다"고 말했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보험사의 자본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만큼, 필요할 경우 적기시정조치(부실금융기관 지정) 등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새문안로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생명·손해보험사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 이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시중에 건전성 우려가 있는 만큼) 최근 지급여력(RBC) 비율 회계처리 기준을 개정하는 등 업계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했으며, 각 금융사에서 자본 비율 확충 노력 등을 하고 있다"면서도 "정해진 기준에 따라 엄격히 요건을 검토해 향후 조치가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해보험을 법원이 결정 처분의 효력을 정지한 상황에 대해선 "행정 재판부의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 원장은 보험사기와 관련해서 강한 근절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보험사기가 보험업에 주는 충격이 크다고 알고 있다. 향후 업계 쪽에 보험사기와 관련해 어떤 정부의 대응 체계가 적절한지 의견을 달라고 보험사 CEO들에 건의했다"며 "보험 대리점(GA)이 대규모화하는 흐름에 대해서도 잘 살펴보고 있다. 보험 설계사들의 관행에 대해 잘 지켜보고 있고, 시스템적으로 챙겨볼 부분은 챙기고, 보험사기 대응 체계 확립 내지는 운영을 통해 각론으로 삼을 부분은 하겠다"고 했다.

보이스피싱 정부 합동수사단이 출범하는 것에 대해서는 "보이스피싱 범죄 단절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강하게 느끼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운영과 관련돼 의견을 낼 수 있는 부분이 있을지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신입사원 채용에 관여해 점수를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무죄를 확정받은 것에 대해 "법률가의 한 사람으로서 사법 시스템에 따른 결론에 대해서는 사법부 판단을 존중한다"고 언급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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