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의 디자인을 총괄하는 이강 상무(56·사진)는 지난 29일 경기 평택의 쌍용차 디자인센터에서 연 미디어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쌍용차는 최근 공개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토레스에 브랜드 최초로 엠블럼인 ‘스리서클’을 외관에 넣지 않았다. 이 상무는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며, 앞으로 다른 차량에도 엠블럼을 떼는 방향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엠블럼 대신 차 이름을 강조해 차량을 더 부각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사전계약 대수를 보면 쌍용차의 디자인 전략이 시장에서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토레스의 사전계약 대수는 2만5000대 이상이다. 지난 13일 첫날 사전계약 대수는 1만2000대로 쌍용차 역사상 가장 많은 계약이 몰렸다. 2690만~3040만원으로 경쟁 차종보다 500만원가량 저렴한 가격과 정통 SUV 스타일의 외관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는 평가다.
쌍용차는 다른 완성차 업체들이 매끈한 형태의 SUV만 잇따라 출시한다는 점에 착안해 토레스의 외관을 다르게 구성했다. 이 상무는 “경쟁 브랜드 차량이 많은 시장에 뛰어들어선 승산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무쏘, 코란도 등을 그리워하는 소비자가 많았다”며 “쌍용차가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차에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정통 SUV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현했다”고 덧붙였다. ‘자연과의 교감’을 기치로 내건 토레스는 아웃도어 활동을 좋아하고 강한 디자인에 끌리는 소비자를 겨냥했다. 윗면에 굴곡진 디자인을 반영하면서도 공간 활용도를 높여 전고(차체 높이)를 1720㎜까지 확대한 점이 특징이다.
정통 SUV 스타일 외관과 달리 내부 디자인은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처럼 간결해 마치 다른 차처럼 느껴졌다.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도록 운전대와 대시보드의 크기를 슬림하게 구성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상무는 “차를 설계할 때부터 전기차를 염두에 둬 배터리를 바로 장착할 수 있도록 했다”며 “내년에 전기차(프로젝트명 U100) 실차를 만들기 위해 중국 BYD와 협력 중”이라고 했다.
평택=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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