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기관 370곳(부설기관 20곳 포함)의 정부 순지원수입은 117조991억원에 달했다. 2020년(98조5673억원)과 비교하면 18.8% 증가했다. 순지원수입은 공공기관이 고유업무를 통해 벌어들인 수입이 아니라 정부가 자금을 투입하거나 단독으로 일감을 줘 생긴 수입을 의미한다. 정부 예산에 편성된 출연금, 출자금, 이전수입, 위탁수입 등이 포함된다.
공공기관 순지원수입이 급증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만 해도 69조7306억원이었다. 2019년까지도 76조6573억원에 그쳤지만, 2020년부터 가파르게 늘었고, 지난해 1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공공기관 순지원수입은 2019년 및 2017년과 비교하면 각각 52.8%, 67.9% 증가한 규모다. 올해 예산을 기준으로 보면 이들 공공기관에 투입되는 지원액은 108조9765억원에 달한다.
일부 공공기관만의 얘기가 아니다. 2017년과 비교해 순지원수입이 줄어든 공공기관은 전체의 9.7%뿐이다. 반면 50% 이상 늘어난 곳은 29.0%에 달했다. 100% 이상 증가한 기관도 14.6%였다.
공공기관의 총수입이 2019~2021년 18.5%, 2017~2021년 26.1% 늘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순지원수입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고 정부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공공기관 총수입에서 순지원수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11.9%에서 2020년 13.4%, 지난해 15.4%로 높아졌다.
정부 관계자는 “필요에 따라 정부의 지원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지만, 공공기관이 제대로 경영하지 못해 재정에 의존하는 사례가 상당히 많은 게 현실”이라며 “특히 최근 몇 년간 정부 순지원액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분명한 문제인 만큼 여기에 투입된 재정을 다른 건설적인 곳에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공공기관 개혁 작업을 빠르게 마무리해 불필요한 재정 투입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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