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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습니다. 마흔이 되기 전에 꼭 제 손으로 회사를 차리고 싶습니다.”
동원증권 서울 강남지점장으로 승승장구하던 39세의 박현주는 1996년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에게 사표를 냈다. 그의 능력을 알아보고 최연소 지점장과 임원 타이틀을 달아줬던 김 회장이 만류했지만 소용 없었다. 이듬해 7월 1일 서울 압구정동에 작은 사무실을 빌려 미래에셋벤처캐피탈을 설립했다. 국내 최대 증권사(미래에셋증권)가 속해 있는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이처럼 안정된 직장과 연봉을 뿌리친 박현주의 ‘무모한 도전’ 덕분에 탄생했다.
박 회장은 자본금 100억원으로 창업했다. 지난해 말 기준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자기자본 규모는 17조4000억원에 달한다. 25년 사이 1700배가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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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은 대우증권과의 합병 4년 만인 2020년 국내 증권사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었다. 지난해에는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자기자본이 10조원을 돌파하는 등 한국의 증권사(史)를 다시 쓰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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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X 인수 시에도 “비싸게 샀다”는 시각이 있었지만 세계 ETF 시장이 커지며 현재 이 회사 몸값은 2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호주 ETF 운용사 ETF시큐리티스를 1200억원에 인수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홍콩 자회사인 ETF홀딩스가 지분 55%를, 글로벌X가 45%를 인수하는 구조다. 해외에서 번 돈만으로 회사를 인수할 만큼 해외 사업이 잘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0개국에 ETF를 상장했는데, 총 순자산 규모가 101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국내 ETF 시장 규모(74조원)보다 크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해외법인 순이익(세전 기준)이 2017년 348억원에 불과했지만 2019년에는 1709억원으로 국내 증권사 중 처음 1000억원을 돌파했다. 2020년부터 작년까지는 2년 연속 2000억원을 넘어섰다.
박 회장은 “국내를 넘어 해외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고객동맹을 실천하고 있는 세계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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