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상승폭 모두 반납한 코스피…1년8개월 만에 장중 2300 붕괴

입력 2022-07-01 17:27   수정 2022-07-02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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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1년8개월 만에 장중 2300선을 밑돌았다. 코로나19 이후 상승 폭을 모두 반납했다.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가 계속되는 가운데 최악의 무역적자, 반도체 업황 둔화, 중국의 경제 보복에 대한 우려 등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악재에 맥을 못 추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달 코스피지수가 2200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1일 코스피지수는 1.17% 하락한 2305.42에 거래를 마쳤다. 가까스로 종가 기준 2300선을 지켜냈다. 오후 한때는 장중 낙폭을 확대하면서 2300을 밑돌았다. 2291.49까지 떨어지며 연저점을 경신했다.

코스피지수는 1년여 만에 장중 고점(3316.08) 대비 1000포인트 넘게 급락했다. 코로나19 이후 상승 폭을 모두 반납한 모양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직전인 2020년 1월 20일 고점(2277.23)에 바짝 다가섰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코로나19 이전에 지루하게 이어졌던 박스피 상단인 2200선까지 근접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3434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하락을 주도했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무역적자(103억달러)를 기록했다는 소식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자극하며 외국인 매도세를 불렀다.

전날 발표된 마이크론 실적도 악영향을 미쳤다. 분기(3~5월) 실적은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마이크론이 제시한 다음 분기(6~8월) 매출 목표치(72억달러)가 전망치(91억4000만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반도체 업황 둔화가 현실화하면서 전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52주 최저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장중 5만5900원까지 하락하며 1주일 만에 또다시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SK하이닉스도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저성장·고물가 환경이 지속되는 와중에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한 기억까지 소환되면서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불리한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상 과매도권에 진입했다는 분석에도 불구하고 바닥을 가늠하기 어려운 장세가 지속되면서 전문가들은 7월 코스피지수 하단 예상치를 낮추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7월 코스피지수 예상 범위를 2200~2500으로 제시했다. 삼성증권도 3분기 지수 범위를 2200~2600으로 제시했다. 2200선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8배 수준이다.

올 하반기 기술적 반등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후로 물가가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있다”며 “인플레이션 정점이 확인되면 8~9월께 기술적 반등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심성미/배태웅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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