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6월까지 무역적자가 103억달러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56년 이후 상반기 기준으론 66년 만의 최대 적자다.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 상반기 91억6000만달러 적자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상반기 64억달러 적자보다 규모가 더 크다. 특히 올 들어 5월까지 10~20%대 증가세를 보인 수출이 지난달 5%대 증가에 그치면서 수출마저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6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올해 1~6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한 3503억달러, 수입은 26.2% 늘어난 3606억달러로 집계됐다. 수출은 비교적 선방했지만 수입이 더 큰 폭으로 늘면서 상반기 무역적자가 103억달러에 달했다.
올 들어 무역수지는 1월 47억4000만달러 적자를 낸 뒤 2, 3월에 흑자로 돌아섰지만 이후 4, 5, 6월 연속 적자였다. 무역적자가 3개월 이상 이어진 것은 2008년 4개월 연속(6~9월) 적자 이후 13년 만이다.
국가별로는 대(對)중국 무역수지가 지난 5월 월간 기준으로 1994년 8월 이후 28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6월에도 12억2000만달러 적자가 났다. 일본과의 무역이 만성적자일 때가 많은 상황에서 그동안 줄곧 흑자였던 대중 무역마저 적자 구조가 고착화될 경우 한국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커질 수 있다.
올 상반기 무역적자 확대는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뛰면서 수입액이 급증한 여파가 컸다. 상반기 원유 천연가스 석탄 등 3대 에너지원 수입액은 878억6000만달러로 1년 전(468억6000만달러)보다 410억달러(87.5%) 급증했다. 수출 증가율은 20개월 연속 플러스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달만 놓고 보면 수출 증가율이 5.4%에 그쳐 16개월 만에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글로벌 성장세 둔화와 공급망 불안정 심화 등 우리 무역 전반에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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