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그린벨트 결과공유 파티'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을 만나 '전당대회에 출마할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을 받고 "여러가지로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 전 위원장은 "청년들을 중심으로는 출마를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주시는데 일부 당원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고민"이라며 "무엇보다 컷오프 통과할 수 있을지, 이재명 의원과 경선에서 의미 있는 대결을 할 수 있을지가 고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주일 내에 결단을 내리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당 대표 출마 뿐 아니라 최고위원 출마 방안도 고려하고 있나'라는 물음에는 "(최고위원 출마 가능성까지) 포함해 숙고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박 전 위원장은 이 고문에 대해 "불출마하셔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해 관심을 끌었다.
박 전 위원장은 "이 의원이 출마하면 결국 (당에서) 또 민생 이슈가 실종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며 "저쪽(여권)에서 보복하면 우리는 이를 방어하기 바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그림들이 그려지기 때문에 다른 의원님들이 우려하시는 것처럼 저도 이 고문의 당 대표 출마에 대해 같은 우려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이 고문이 직접 영입한 인사로, 그동안 당내 일각에서는 양측이 상당히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최근에는 이원욱 의원이 박 전 위원장을 겨냥해 "강성 팬덤을 비판하던 박 전 위원장이 이재명 의원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진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박 전 위원장이 이 고문의 당권 도전을 공개 반대한 만큼 향후 양측의 관계 설정이 어떻게 이뤄질지에도 당내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이 고문의 대항마 성격으로 '97그룹'(70년대생, 90년대 학번) 의원들의 출마가 이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이 고문의 지지도가 높은 상황에서 출마 선언을 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다. 존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신의 출마 여부와 관련해 이 고문과 연락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엔 "따로 얘기한 바 없다"고 답했다.
박 전 위원장은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이 있는 전임 지도부로서 전대에 출마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라는 질문을 받고는 "저도 지도부로서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고 느끼지만, (그만큼 선거 과정에서) 권한이 주어졌는지는 분명한 의문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저를 포함한 전임 지도부 보다는 다른 요인이 (선거 패배에) 더 많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많은 분들이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얘기한다면, 이는 조금 더 생각해볼 지점이라고 생각하다"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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