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에 적용한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권 가격은 작년의 유럽의 탄소배출권 가격 급등과 같이 향후 1년간 145% 상승하는 것을 전제했습니다.
이 결과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인 비금속 광물제품 제조업(시멘트 등), 1차금속 제조업(철강 등), 발전업종(화석연료 발전 등)의 부가가치가 기준 시나리오 대비 각각 3.7%, 5.2%, 10.9%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반면 서비스업 등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여타산업의 부가가치는 기준시나리오 대비 0.1% 감소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가의 경우는 비금속광물제품 제조업(시멘트 등)과 1차금속 제조업 (철강 등)의 주가가 기준시나리오 대비 각각 31.3%, 19.4%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 이외의 여타 산업 부도율과 주가는 탄소가격 급등 시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분석된 것입니다.
분석의 전제 조건은 한국 탄소배출권 가격과 유럽 탄소배출권 가격이 동조화돼야 하고 향후 1년간 한국 탄소배출권 가격이 145% 상승해야 한다는 전제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2015년 1월 12일에 개장한 한국 탄소배출권시장과 유럽 탄소배출권시장 간 가격 동조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비동조화의 대표적 요인으로 시장구조, 유무상 할당비중, 시장안정화 초치, 할달방식 등의 정책·제도상의 차이를 꼽을 수 있을 겁니다.
유럽 탄소배출권시장은 EU지역 31개국이 참여하고 있고 참여업체는 1만569곳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유상할당 57%(발전업종 100%)를 차지하고 있고 시장안정화 조치는 유통물량통제로 가격조절을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할당방식은 기준 생산설비에 기반한 벤치마킹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 탄소배출권시장은 단일국가 체제로 690여곳이 참여하고 있고 유상할당은 10%, 시장안정화 조치는 가격과 거래량 기준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할당방식은 과거 배출량에 기반한 그랜더파더링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상이함은 전혀 다른 시장성과를 보였습니다. 개장 이후 한국할당배출권(KAU)와 유럽할당배출권(EUA)간의 월평균 기준, 누적수익률은 149.9%, 1194.9%을 각각 기록하고 있어 두 시장간 가격동조화는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유럽의회가 2032년 탄소배출권 무상할당 제도를 완전 폐지하고 2025년 CBAM 전면 도입을 목표로 추진한다는 것은 결국 유럽 탄소배출권제도(EU-ETS)가 글로벌 표준이라는 것을 암묵적으로 강요하고 있는 겁니다.
결론을 내보면, 한국 탄소배출권 가격과 유럽 탄소배출권 가격 간의 동조화 강도여부는 한국 탄소배출권시장이 얼마만큼 빠르게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김태선 NAMU EnR 대표이사 | Carbon Market Analy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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