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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들이 주로 무대에 오르는 클래식음악 전용 콘서트홀은 특히 무대와 객석의 형태가 어떻게 설계됐느냐에 따라 소리가 달라진다. 가장 전통적 형태는 ‘슈박스(shoebox)’다. 신발상자라는 단어의 의미대로 직육면체 모양의 공연장이다. 영화관에서 관객이 스크린을 바라보고 앉아 있는 것처럼 무대와 객석이 마주 보는 형태다. 슈박스 형태의 공연장은 무대의 소리를 객석에 일방향으로 전달한다. 마치 상자 안에서 소리가 퍼져 울리듯이 풍부한 반사음이 구현된다는 게 장점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빈 무지크페라인과 미국 보스턴 심포니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등이 이 형태다. 국내에선 경기 고양시의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이 슈박스 모양이다.
최근 새로 건립되는 콘서트홀 중에는 ‘빈야드(vineyard)’ 형태가 많다. 포도밭이라는 이름처럼 홀 중심에 무대가 있고 그 주위를 객석이 경사진 형태로 에워싸는 모양이다. 무대 중앙의 소리가 고르게 잘 퍼지고 객석과 무대의 거리가 더 가까워 연주자와 관객의 소통이 잘 이뤄진다는 장점이 있다.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홀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미국 월트디즈니 콘서트홀, 일본 산토리홀 등 뛰어난 음향을 자랑하는 콘서트홀이 이 형태를 취하고 있다. 국내에선 최초로 서울 롯데콘서트홀이 빈야드 형태로 지어져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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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애호가나 전문가가 아니면 공연장 객석 구조에 따라 미세하게 달라지는 소리의 차이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모처럼 찾은 음악회장이 어떤 형태인지 아는 것은 공연 관람의 재미를 더할 수 있다. 동행한 이에게 공연장 모양을 ‘아는 척’하며 설명해주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수 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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