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을 단기간 내 끌어올리는 ‘스마트팩토리’를,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경쟁사를 압도하는 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초격차 기술력’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취임 후 처음으로 3박5일의 유럽 출장에 나서 폴란드 보로츠와프공장(연 생산량 70GWh), 스마트팩토리 협력사 독일 지멘스 등을 방문한다. 2024~2025년 완공 예정인 글로벌 생산라인의 가동률과 수율 등을 조기에 안정화하기 위해 적용할 첨단 정보기술(IT)을 점검하려는 목적이다.
배터리 공장에선 같은 장비를 쓰더라도 현장 엔지니어의 감에 따라 수율과 품질이 갈리는데,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술을 통해 균일한 품질의 제품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폴란드 공장을 처음 지었을 때 수율 문제로 수년간 고생했다”며 “이런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스마트팩토리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일 스마트팩토리 운영과 북미 공장 안정화를 위한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자동차전지사업부 산하에 북미생산총괄을 신설하고 최석원 폴란드법인장을 총괄로 임명했다. 산하엔 생산지원담당 조직을 신설하고 스마트팩토리 조기 안착에 주력할 예정이다. 권 부회장은 “고객사에 최고 수준의 QCD(품질·비용·납기)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SDI는 ‘게임체인저’로 꼽히는 지름 46㎜의 중대형 원통형 배터리를 2025년 양산하고, 전고체 배터리를 2027년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로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중대형 원통형 배터리는 천안공장에 시범생산라인 신설을 검토 중이다. 최 사장은 이 두 배터리를 언급하며 “조기 양산에 성공해 차세대 제품 시장을 선점하겠다”며 “경쟁사가 넘볼 수 없는 초격차 기술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최 사장의 발언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삼성SDI가 차세대 배터리 양산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SDI는 지난 2분기 국내 배터리 3사 중 가장 좋은 실적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2분기 영업이익은 4000억원 안팎이고, 영업이익률도 6.5%로 CATL(6%)보다 높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삼성SDI의 최대 고객사인 BMW의 전기차 인도가 본격화하면서 여기에 탑재되는 ‘젠5’ 배터리 납품이 늘어나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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