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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5번홀(파4)에서 발목이 잡혔다. 악몽의 시작은 세 번째 샷이었다. 그가 친 공이 그린 주변 벙커에 빠졌는데, 하필 가파른 벙커 턱에 공이 박혀 버렸다. 박결은 중심을 잡으려 수차례 발을 디뎠는데, 이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모래가 다져졌다. 해설위원과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도 ‘어쩔 수 없는 동작’이라고 생각하며 그냥 지나쳤을 정도로 경사가 가팔랐다.
경기위원의 눈은 달랐다. 박결의 행동이 ‘스탠스를 만들기 위해 지면을 변경해선 안 된다’(8.1a6)는 골프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정했다. 결국 박결은 7타 만에 공을 넣었지만 2벌타를 추가로 받았다. 규정 타수보다 5타를 더 친 뒤에야 이 홀에서 벗어났다. ‘퀸튜플’ 보기였다. 박결은 17번홀(파3)에서도 한 타를 더 잃었다. 최종합계 1오버파 217타 공동 22위가 그의 최종 성적이 됐다.
선수로서는 억울할 법한 ‘스탠스 개선 벌타’는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2014년 여자골프 메이저대회 브리티시 여자오픈 3라운드에서 벌타를 받은 안선주(35)가 그랬다. 당시 선두 다툼을 벌이던 안선주는 18번홀에서 벙커샷을 하다가 모래를 수차례 밟았다. 안선주는 “모래가 워낙 부드러웠고 셋업을 하는 과정에서 많이 흘러내렸다”며 “의도적인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현지 중계방송사의 해설위원은 “안선주가 양쪽 발로 모래를 걷어내고 다지는 듯한 동작이 규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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