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2.14% 밀린 729.48에 장을 끝냈다. 지수는 연초에 비하면 304.5포인트(29.45%)나 빠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의 낙폭(22.58%)마저 큰 폭 웃도는 수준이다.
수급을 살펴보면 연초 이후 이달 1일까지 코스닥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 홀로 6조8959억원 넘게 사들였다. 전년 같은 기간(8조270억원)과 비교해 개인 순매수액이 14.09% 줄어든 것이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조6951억원, 1조906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지수 부진에 코스닥에 베팅했던 펀드 투자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벤처·중소기업 중심의 '코스닥벤처펀드' 17종의 연초 이후 평균 손실률은 17.03%였다. 설정액은 8192억원으로 연초 이후 919억원이 빠져나갔다. 기간을 최근 1년으로 넓혀보면 자금 유출액은 3891억원에 달한다.
일반 펀드보다 상장지수펀드(ETF)가 더 심각하다. 올 초부터 지난 1일까지 코스닥 내 정보기술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TIGER 코스닥150 IT'는 33.01% 빠졌다. 그 밖에 'KBSTAR 코스닥150'(32.93%), 'HANARO 코스닥150'(32.54%), 'KOSEF 코스닥150'(32.39%), 'KINDEX 코스닥150'(32.31%) 등 코스닥 150 지수의 수익률을 추적한 모든 ETF가 30% 넘는 손실률을 기록했다. 순자산 규모(5085억원)가 가장 큰 'KODEX 코스닥150'도 6개월 동안 32.15% 밀렸다.
이뿐 아니다. 코스닥150의 일별수익률을 2배씩 추적하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와 'TIGER 코스닥150 레버리지'는 각각 55.04%, 54.76%의 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방식으로 코스닥150선물지수에 주로 투자한 KBSTAR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54.31%), 'HANARO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54.14%), 'KOSEF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54.06%) 등의 손실률도 50%을 넘겼다. 전체 ETF를 통틀어 상반기 손실률 최상위권 수준이다.
올 초 들어 코스피 대비 선방하던 코스닥 지수가 6월 들어선 가파르게 낙폭을 늘리며 코스피 상승률마저 밑돌고 있다. 코스닥지수의 낙폭이 유독 두드러진 것은 미국 중앙은행(Fed) 고강도 긴축의 영향으로 성장주들이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라고 증권가는 짚고 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6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흐름이 둔화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반영됐지만 이와 달리 물가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긴축 이슈가 부각됐다"며 "그나마 유가증권시장 내 에너지 업종들은 유가 급등의 수혜를 받아 선방했지만 코스닥에는 이런 업종의 비중이 미미하다. 때문에 올 상반기 코스닥지수가 상대적으로 방어를 잘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상승으로 코스닥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주된 요인으로 꼽았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리서치 팀장은 "금리가 뛰고 있는 만큼 자본을 조달해야 하는 코스닥 기업들이 지닌 불확실성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추세 전환이 포착되지 않는 만큼 증시를 관망할 필요가 있고 가격 메리트가 있는 지점부터는 분할 매수로 들어서는 게 적합해 보인다"고 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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