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코스피지수는 0.22% 내린 2300.34에 장을 마쳤다. 2020년 11월 2일(2300.16) 후 1년8개월여 만의 최저치다. 오전에는 소폭 상승하며 출발했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키웠다. 장중 2276.63까지 내려앉으며 2거래일 연속 연저점을 경신했다. 장 막판 다시 낙폭을 줄이며 가까스로 2300선을 사수했다.
외국인 투자자와 개인투자자가 각각 1386억원, 1831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수출 중심 국가인 한국 증시는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한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3으로 2020년 6월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5월 지수(56.1)와 시장 예상치(54.3)를 모두 밑도는 수준이다.
지난 1일 미 애틀랜타연방은행은 미국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로 -2.1%를 제시했다. 전날 집계된 수치(-1.0%)보다 더 하락한 것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면서 외국인 수급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2분기 실적이 양호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삼성전자(1.6%) SK하이닉스(1.83%) 등 반도체 업종에 오랜만에 저가매수세가 유입됐다. 반면 삼성SDI(-1.17%) 등 2차전지, KB금융(-2.59%) 등 금융주는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0.93% 하락한 722.73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712.53까지 하락하며 코스피지수와 나란히 연저점을 새로 썼다.
코스피지수가 약세를 이어가면서 2050선을 바닥으로 제시한 증권사도 등장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의 하락 추세는 내년 1분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라며 “진바닥은 내년 1분기 2050선 전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까지 제시된 코스피 예상 지수 하단 중 가장 낮았던 2200(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 제시)보다도 150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대신증권은 유가증권시장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을 현재(271원) 수준보다 14.5% 낮춘 232원으로 예상했다. ‘높은 인플레이션 지속→강한 긴축 강도→경기 침체→소비심리 훼손→글로벌 제조업 경기 둔화’로 이어지는 경기 경착륙 과정에서 수출 기업 중심인 국내 상장사의 실적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내년 상반기에는 경기가 다시 반등하고, 달러 강세가 진정되면서 국내 증시 흐름도 반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팀장은 “7~8월께 한 차례 저가 매수가 들어오면서 기술적 반등이 있을 수 있다”며 “증시가 소폭 반등할 때는 추가 매수하기보다 현금 비중을 늘려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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