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물가 오름세"…한은, 이달 빅스텝 가능성

입력 2022-07-05 17:32   수정 2022-07-06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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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6%대를 기록하면서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5일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소비자물가가 당분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임금·물가 상호작용이 강화되면서 고물가 상황이 고착되지 않도록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의 확산을 각별히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물가상승률은 올 들어 빠르게 확대됐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향후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기대인플레이션까지 고공 행진하면서 물가를 제어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한은이 오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빅스텝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이달 또 한 번의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을 예고하면서 현재 연 1.75%로 같은 한·미 간 기준금리의 역전은 예정된 상황이다. 한·미 금리가 역전된 뒤 격차가 벌어질수록 원화 약세를 부추겨 수입품의 물가 상승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3년 만에 처음으로 1300원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액을 대거 소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6월 외환보유액은 한 달 새 94억3000만달러 감소한 4382억8000만달러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8년 11월(-117억5000만달러) 이후 13년7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이미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하는 적정 수준 아래로 내려간 상태다. IMF는 연간 수출액의 5%, 시중통화량의 5%, 유동 외채의 30%, 외국환 증권 및 기타투자금 잔액의 15% 등을 합한 규모의 100~150%를 적정 외환보유액으로 판단한다. 지난해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적정 수준의 98.94%였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후 사상 최저 수준이다.

일각선 한은이 0.25%포인트 올리는 데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ING그룹은 전날 “성급한 금리 인상은 소비 회복을 억제할 수 있다”며 “한은이 7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만 인상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내다봤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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