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경찰 권한과 역할, 민주적 통제하에 이뤄져야"

입력 2022-07-05 17:38   수정 2022-07-06 00:32

윤희근 경찰청 차장(사진)이 경찰청장으로 낙점됐다. 윤 차장은 새 정부 출범 이후 파격 승진을 거듭해 ‘윤석열의 사람’으로 불린다. 정부는 청장 인사를 시작으로 경찰 개혁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5일 경찰청장 후보자로 윤 차장을 제청했으며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제청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윤 후보자는 풍부한 경력과 업무능력을 바탕으로 신망이 두텁고 14만 경찰조직을 이끌 리더십도 갖추고 있다”며 “투철한 국가관과 사명감을 토대로 공정하고 충실히 임무를 수행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윤 후보자는 경찰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임용된 후 서울경찰청 정보관리부장, 경찰청 경비국장을 지낸 경찰 내 대표적인 ‘정보통’이다. 행안부 장관의 제청을 받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청문회 대상이지만 국회 동의는 받지 않아 그대로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

윤 후보자는 이번 정부의 수혜를 본 만큼 정부의 ‘경찰 통제안’에 반기를 들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가 청장에 임명된다면 새 정부 들어 두 단계를 뛰어넘은 초고속 승진을 하게 된다.

지난해 12월 치안감이 된 윤 후보자는 올 5월 새 정부 들어 치안정감으로 승진했으며, 두 달도 안 돼 치안총감(경찰청장)을 앞두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윤 차장이 이번 정권과 함께할 수 있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자는 이날 국가경찰위원회 임시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경찰국 신설에 대해 “경찰 권한과 역할이 민주적 통제하에 이뤄져야 한다는 가치, 경찰권 행사의 중립성과 책임성 가치 모두 존중돼야 한다는 데 (행안부 장관과)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행안부의 경찰 통제 권고안이 나왔을 때 “경찰국 신설로 법치주의 훼손이 우려된다”고 밝힌 경찰청의 공식 입장과는 다른 정부 친화적 견해다.

경찰청장 지명을 시작으로 정부의 경찰 개혁에 속도가 붙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이 장관은 경찰 통제안을 두고 거세지고 있는 전국경찰직장협의회의 반발에 대해 “직협이 합리적인 이유와 명분을 제시하고 반대를 해야 하는데, 그런 것 하나도 없이 일부 정치 세력이 주장하는 데 편승하는 주장만 한다”고 비판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구민기/이정호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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