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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난은 최근 세계적인 화두다. 글로벌 기후 변화로 기존 농법이 온전히 통하지 않는 가운데 물류 가치사슬까지 흔들린 영향 때문이다. 이런 농업 위기를 정보기술(IT)과 데이터로 해결하려는 스타트업이 그린랩스다.
안동현 그린랩스 대표(사진)는 “데이터를 잘 활용하면 작물 수확량을 확 늘리고, 유통 과정에서 버려지는 농산물도 줄어든다”며 “이를 통해 농민들의 소득을 끌어올려 농업이 사양산업에서 유망 산업으로 변할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팜모닝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는 단순히 웹사이트를 ‘복붙(복사 후 붙여넣기)’해 모은 정보가 아니다. 온라인에는 없는 지역별 알짜 정보를 직원들이 발로 뛰어 찾아낸 것들이 많다. 지역·작물별 보조금 데이터가 대표적이다. 안 대표는 “농업 지원사업은 연간 규모가 14조원에 달하지만 중앙정부, 시·군 등 지원 주체에 따라 지원이 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오프라인 벽보나 플래카드 등으로만 공지하는 경우도 많다”며 “우리는 직원들이 전국 300~400곳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관련 내용을 모은다”고 했다.
데이터로 농민들의 유통 판로도 찾아준다. 농민과 기업 간 장터 ‘신선하이’를 통해서다. 그린랩스가 농민의 작물을 직접 매입해 바이어(매입자)와 연결해주는 게 특징이다. 이를 통하면 농민들의 유통 비용 부담이 확 줄어든다. “농산물 유통은 통상 10단계 정도를 거칩니다. 이 과정에서 비용 약 50%가 더 붙어요. 데이터 기반으로 디지털화하면 이런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금융회사와 제휴해 새 금융 지원 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이다. 농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인 ‘대출 사각지대’를 메우겠다는 목표다. 농업은 작물을 길러 판매할 수 있을 때까지 수익을 낼 수 없어 1년 중 실제 매출 발생 기간이 수개월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작물 재배 기간에 돈이 필요해도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증명할 수 없다는 이유로 제때 대출받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안 대표는 “팜모닝의 비재무적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농민 대상 금융 지원 모델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사업도 벌인다. 이미 중국, 베트남 등에는 스마트팜 등 일부 사업을 시작했다. 연내 팜모닝 글로벌 버전 시험 가동에 들어간다. 먼저 아시아 지역을 공략할 계획이다. 기업형 대농 위주인 유럽·북미와 달리 아시아는 소농이 많아 기존 팜모닝의 성공 방식을 그대로 확장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안 대표는 “팜모닝을 ‘농민의 구글’로 키울 것”이라며 “전 세계 13억 농가가 쓰는 앱 서비스가 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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