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청약 마감한 대전 ‘힐스테이트 유성’은 473가구 모집에 1038명이 몰려 평균 2.2 대 1의 청약경쟁률을 나타냈다. 이 단지는 모든 주택형이 전용면적 84㎡로 이뤄진 주거용 오피스텔이다. 통상 집값의 10%인 계약금을 ‘1000만원 정액제’로 제시했다. 중도금 50%는 이자 후불제다.
주거용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평면이 거의 같지만 각종 규제에서 벗어나 인기를 누렸다. 청약통장 유무, 거주지 제한, 주택 소유 여부 등에 상관없이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 신청할 수 있다. 주택 수로 산정되지 않아 다주택자 대상 세금 중과도 피할 수 있다. 100% 추첨제다. 올 들어 아파트 분양시장이 급랭하고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꺾이면서 주거용 오피스텔도 미달 단지가 속출했다.
높은 청약경쟁률을 이어온 서울 지역 주거용 오피스텔도 콧대를 낮추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에 공급한 ‘신설동역 자이르네’는 중도금 60%에 대한 이자 후불제와 시스템 에어컨 무상 제공을 내걸었다. 지난 4월 청약 접수에서 95가구 공급에 3988가구가 신청해 41.9 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나타냈다. 최고 경쟁률은 266.5 대 1에 이른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들어서는 ‘여의도 현대마에스트로’는 4월 162가구 공급에 1586가구가 몰려 평균 경쟁률 9.7 대 1을 보였다. 이곳은 중도금 이자 후불제가 아닌, 무이자 조건을 선보였다.
지난달 17일 청약 접수한 서울 방배동 도시형 생활주택 ‘엘루크 방배 서리풀’은 계약금 10%를 낸 뒤 중도금은 5%밖에 내지 않는다. 잔금 85%는 내년 11월 내는 만큼 초기 금융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이 단지는 최고 경쟁률이 16.5 대 1을 나타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금리 인상기에는 계약금 정액제 등의 조건이 수요자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며 “지방 아파트 단지들도 주거용 오피스텔처럼 금융 조건을 완화하는 마케팅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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