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도 주가가 지나치게 큰 폭으로 빠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창원 노무라증권 주식리서치본부장은 8일 '2022년 하반기 한국 경제 및 주식시장 전망'을 주제로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SK하이닉스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까지 떨어졌다"며 "역사적으로 봤을 때 이 수준에서 메모리 반도체에 투자했다가 후회할 일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장 며칠간은 주가가 빠질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 보면 주가가 늘 반등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4일 각각 5만5700원, 8만6300원으로 나란히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이후 주가가 소폭 반등하면서 삼성전자 PBR은 1.33배, SK하이닉스는 1.06배 수준으로 올라왔다.
정 본부장은 "거시 경제 지표가 이렇게 나빠지는 국면에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렇다고 반도체 가격이 1년에 50%씩 빠지는 과거와는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요가 위축되면 반도체 업계도 설비 투자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공급을 조절해 가격 변동폭을 줄이는 것이다. 반도체 업황에 따라 대규모 흑자와 적자를 오갔던 과거와 달리 최근 들어 실적 변동폭이 작아진 이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본격적으로 반등할 수 있는 신호로는 두 가지를 꼽았다. 금리 인상 국면이 끝나고 금리 인하 국면으로 들어서거나,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설비 투자 축소 계획을 발표하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경기가 그만큼 안 좋다는 신호일 수 있지만, 주식 시장에서는 메모리 시장의 바닥이 빨라진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시장 입장에서는 좋은 뉴스인 것"이라고 했다.
이미 마이크론은 설비 투자 축소 계획을 밝힌 상황이다. 정 본부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7월 말 실적 발표에서 설비 투자 축소 계획이나 관련된 신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제 투자가 축소되는 것은 9월 말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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