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그들은 만나서 무엇을 했나

입력 2022-07-08 17:27   수정 2022-07-09 00:13

지난주 독일에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스페인에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가 열렸다. 두 행사는 깊은 관련이 있지만 G7 정상들은 이를 깨닫지 못한 듯했다. 선진 민주 국가들의 느슨한 동맹 안에서 국군은 근육이지만 세계 시장경제는 심혈관계다. 자원의 효율적인 순환과 경제 혈관의 원활한 흐름에 의해 창출되는 성장과 번영 없이는 군사력을 유지하고 안보를 지킬 수 없다.

지금 민주주의 국가들은 고혈압과 높은 콜레스테롤로 고통받고 있다. 고혈압은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의미한다. 인플레이션으로 선진 경제국 내외의 경제적, 정치적 압박이 커지고 있다. 콜레스테롤은 혈관을 막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고 있는 녹색 에너지 정책이다. 녹색 보조금과 규제의 축적은 서구 경제를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넣었다. 갑작스러운 가격 급등이나 공급 부족은 경제적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
인플레 등 해법 제시 못해
이런 질병들은 차례로 민주주의 국가의 안보를 위협한다. 하지만 G7의 훌륭한 의사들-정상들-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들의 성명을 요약해보겠다. “진통제 두 알을 드시고, 나으시길 바랍니다. 내년에 뵙겠습니다.”

진통제는 화석연료 전쟁을 약간 완화시키는 정도였다. G7 정상들은 ‘현재의 위기’를 감안할 때 천연가스에 대한 투자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마지못해 인정했다. 여기서 말하는 ‘위기’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의미한다. 전쟁은 러시아를 비롯한 위협적인 독재 국가에 에너지와 자원을 의존해온 서방 국가의 위험을 부각시켰다.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입증했다.

수십 년간 지속된 녹색 정책들은 서방 국가의 신뢰할 수 있는 화석연료 생산을 억제했다. 서방은 신뢰할 수 없는 재생에너지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됐다. 최근 천연가스 생산에 대한 더 많은 단기투자에 대한 새로운, 그러나 여전히 미지근한 열의가 생긴 이유다.

G7은 가장 잘 치료할 수 있었던 질병인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내년에 보자”란 해법만 내놨을 뿐이다. 인플레이션 문제를 무시했고, 성명서 마지막에 단 한 번 언급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 탓으로 돌렸다.

전쟁으로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이 치솟았다. 하지만 전쟁보다 인플레이션 위험을 증가시킨 요인은 선진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팬데믹 기간에 이어 최근까지 유지한 결정(통화완화와 경기부양책)이다. 인플레이션의 혼란은 외환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최근 몇 달 동안 이어진 환율 변동을 방치하면 무역과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다.
현실정치 보여준 NATO
G7의 가장 유용한 역할 가운데 하나는 환율 관리였다. 1980년대 인플레이션 억제와 그에 따른 투자 붐은 달러를 안정시킨 플라자와 루브르 협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2017년 G7 재무장관들은 “환율의 과도한 변동은 경제와 금융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인정했다. 이는 환율 안정의 정치적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그러나 최근 이 결의안은 퇴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NATO는 스웨덴과 핀란드를 공식 초청하고 군사적 동맹을 강화하는 등 현실 정치를 보여줬다. 하지만 G7이 녹색 에너지와 환율 혼란이라는 환상의 땅에 갇혀 경제가 무너진다면 이런 동맹은 소용이 없다. G7이 독일에서 해야만 했던 한 가지 일이 있다면 그것은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것조차 하지 않았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WSJ 칼럼 ‘The G-7’s Economic Fantasy Summit’을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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