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민주주의 국가들은 고혈압과 높은 콜레스테롤로 고통받고 있다. 고혈압은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의미한다. 인플레이션으로 선진 경제국 내외의 경제적, 정치적 압박이 커지고 있다. 콜레스테롤은 혈관을 막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고 있는 녹색 에너지 정책이다. 녹색 보조금과 규제의 축적은 서구 경제를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넣었다. 갑작스러운 가격 급등이나 공급 부족은 경제적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
진통제는 화석연료 전쟁을 약간 완화시키는 정도였다. G7 정상들은 ‘현재의 위기’를 감안할 때 천연가스에 대한 투자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마지못해 인정했다. 여기서 말하는 ‘위기’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의미한다. 전쟁은 러시아를 비롯한 위협적인 독재 국가에 에너지와 자원을 의존해온 서방 국가의 위험을 부각시켰다.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입증했다.
수십 년간 지속된 녹색 정책들은 서방 국가의 신뢰할 수 있는 화석연료 생산을 억제했다. 서방은 신뢰할 수 없는 재생에너지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됐다. 최근 천연가스 생산에 대한 더 많은 단기투자에 대한 새로운, 그러나 여전히 미지근한 열의가 생긴 이유다.
G7은 가장 잘 치료할 수 있었던 질병인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내년에 보자”란 해법만 내놨을 뿐이다. 인플레이션 문제를 무시했고, 성명서 마지막에 단 한 번 언급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 탓으로 돌렸다.
전쟁으로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이 치솟았다. 하지만 전쟁보다 인플레이션 위험을 증가시킨 요인은 선진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팬데믹 기간에 이어 최근까지 유지한 결정(통화완화와 경기부양책)이다. 인플레이션의 혼란은 외환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최근 몇 달 동안 이어진 환율 변동을 방치하면 무역과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다.
NATO는 스웨덴과 핀란드를 공식 초청하고 군사적 동맹을 강화하는 등 현실 정치를 보여줬다. 하지만 G7이 녹색 에너지와 환율 혼란이라는 환상의 땅에 갇혀 경제가 무너진다면 이런 동맹은 소용이 없다. G7이 독일에서 해야만 했던 한 가지 일이 있다면 그것은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것조차 하지 않았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WSJ 칼럼 ‘The G-7’s Economic Fantasy Summit’을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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