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은 8일 라디오에서 “결국 선거에서 이 대표를 활용하고 버린 것이라고 본다”며 “대선 시기 단일화한 윤 대통령과 안 의원 간 당권에 대한 밀약이 있었다고 강하게 의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이 아니라면 단일화에 기여한 안 의원은 아무것도 얻은 게 없지 않냐”고 반문하며 “눈엣가시가 됐던 이 대표를 팽하고, 전당대회에서 안 의원을 당대표에 앉히려고 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민주당은 중징계를 받은 이 대표는 물론이고, 핵심적 판단을 회피한 국민의힘 또한 국민에게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집권 여당 대표라는 지위의 무거움과 제기된 의혹의 죄질에 비춰 중징계는 당연하다”며 “이 대표에 대한 징계와는 별개로 국민의힘 또한 이 사건의 공범”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말 이미 이 대표에 대한 성 접대 의혹이 불거졌지만, 선거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징계를 미뤘다는 이유에서다.
청년 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민주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97세대(70년대생·90년대 학번) 박용진 의원은 라디오에서 “행여나 ‘거봐. 젊은 사람이 앞장서서 하면 안 돼’라는 이상한 결과와 인식의 확산으로 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취임 두 달 만에 불거진 집권당 내홍에 민생을 우려하면서도 표정 관리를 하는 분위기도 민주당 내에서 읽혔다. 윤 대통령의 실언과 비선 논란 등의 악재에 여당 당권 갈등이 더해져 지지율 등에서 반사효과를 누릴 가능성이 높아서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국민을 위해 정부와 여당이 정말 잘해주길 응원한다”면서도 “제1야당으로서의 역할이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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