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격범 동창생들 "얌전하고 말 수 적던 모범생이었는데…"

입력 2022-07-10 14:15   수정 2022-07-24 00:31


아베 신조(67) 전 일본 총리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야마가미 데쓰야(41)는 얌전하고 조용한 학창시절을 보낸 우등생이었다는 동창들의 증언이 나왔다.

10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야마가미의 중·고교 동창생들은 그를 얌전했던 학생으로 기억했다.

중학교 동창생으로 함께 농구부 활동을 한 남성은 "공부 잘하고 얌전한 우등생이라는 인상이었다"며 "말수는 적었지만 친구들도 있었다"고 했다.

이어 "농구부에서도 중심적인 존재로 3학년 때는 주전으로 활약했다"며 "공부도 잘해서 현(광역지자체)내 유수 학교에 진학할 정도로 내신 점수도 좋았다"고 떠올렸다.

이 남성은 "중학교 3학년이 되면 머리를 염색하거나 귀를 뚫는 학생도 있었지만, 야마가미는 그런 적이 없고 말썽을 일으켰다는 이야기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다는 동창생도 "학급에서 얌전하고 눈에 띄지 않는 우등생 스타일로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었다"며 "사건을 일으킬 스타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놀랐다"고 말했다.

야마가미는 전날 나라현 나라시에서 자민당 참의원 선거 후보에 대한 지원 유세에 나섰던 아베 전 총리에게 접근해 7~8m 떨어진 거리에서 자신이 제작한 총으로 총격을 가했다. 그 자리에서 쓰러진 아베 전 총리는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과다 출혈로 숨졌다.

9일 교도통신과 아사히신문 등 일본 현지 언론들은 그가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가 종교단체에 빠져 원한이 생겼다. 아베 전 총리가 그 단체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해 노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야마가미는 "어머니가 종교단체에 빠져들어 많은 기부를 하는 등 가정생활이 엉망이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은 야마가미가 범행 전날인 지난 7일에도 나라시에서 210km 떨어진 오카야마현 오카야마시에서 열린 아베 전 총리 유세 현장에도 갔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범행 현장에서 검은 테이프로 감긴 사제 총을, 자택에서는 사제 총 몇 정과 화약류를 압수했다.

그는 2002∼2005년 해상자위대에서 임기제 자위관으로 재직했으며 당시 소총의 사격과 해체 조립에 대해서 배운 것으로 확인됐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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