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과 다주택자 매물 출회로 전국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는 가운데 올 들어 수도권에서 매수세가 가장 위축된 지역은 경기 화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으로 범위를 넓혀도 대구와 세종에 이어 세 번째로 하락률이 높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경기 화성 지역 아파트는 올 들어 이달 첫째주까지 -2.80%의 누적 하락률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2% 이상 하락한 곳은 경기 시흥(-2.71%)과 화성뿐이다. 이어 오산(-1.64%), 수원(-1.42%), 용인(-1.17%) 순이었다. 전국에선 세종(-4.56%), 대구(-3.48%) 등이 하락률 1, 2위를 차지했다.
화성 동탄신도시에서는 신고가 대비 3억원 이상 떨어진 단지들이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화성 산척동 ‘동탄더샵 레이크에듀타운’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8억99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이는 9개월 전 경신한 신고가(12억1700만원·2021년 9월)보다 3억1000만원 이상 떨어진 가격이다. 현재 호가는 9억원 초반대지만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반송동 ‘시범한빛마을 삼부르네상스’ 전용 84㎡는 신고가(8억원·2021년 10월) 대비 2억원 가까이 낮은 6억500만원에 이달 초 손바뀜했다. 같은 지역의 ‘시범한빛마을 동탄아이파크’ 전용 84㎡도 신고가(9억8000만원·2021년 8월)보다 1억7000만원이나 낮은 8억1000만원에 지난달 거래가 이뤄졌다. 반송동 H공인 관계자는 “이달 들어 매수 문의 자체가 끊겼다”며 “찾는 사람이 없으니 호가를 낮춰도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화성 지역의 약세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발 호재에 따라 급격히 올랐던 상승분이 조정받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단기간 내 상승분이 워낙 컸던 만큼 조정 폭도 크다는 얘기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화성의 지역적 문제는 아니고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매수세가 위축되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오히려 화성은 GTX 노선 중 가장 사업 속도가 빠른 A노선의 수혜지인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가격대를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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