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하나·농협은행도 곧바로 금리 인하 대열에 합류했다. 우리은행은 주담대 최고금리를 연 7%대에서 연 5%대로 1%포인트 넘게 낮췄다. 하나은행은 연 7% 이상 금리로 대출받은 개인사업자의 금리를 최대 1%포인트 깎아주기로 했다. 농협은행은 금리 상한 주담대의 가산금리를 최대 0.2%포인트 내렸다. 5대 은행 중 아직까지 동참하지 않은 국민은행은 앞선 네 은행을 뛰어넘는 규모의 대출금리 인하를 준비 중이며 조만간 구체적인 내용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 상승기에 대출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항변해온 은행들이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압박에 ‘백기’를 든 모양새다.
은행들이 납작 엎드렸지만 금융당국은 만족하지 않은 모습이다. 금융위원회는 ‘금리정보 공시제도 개선 방안’을 통해 은행들을 한층 더 압박하고 나섰다. 다음달부터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를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비교 공시하도록 하고, 공시 주기도 3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하도록 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각 분야의 규제를 과감하게 없애겠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의 첫 금융위원장으로 지명된 김주현 후보자도 “금융이 독자 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금융 규제를 과감히 쇄신하겠다”고 했다. 그는 특히 금산분리 완화 추진 가능성도 내비쳤다. 일반 기업의 금융업 진출과 금융회사의 비금융 사업 진출을 제한하는 금산분리는 대표적인 금융 규제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이런 약속은 공염불이 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장은 “어느 정권보다 자유시장경제를 중시하겠다고 약속한 현 정부가 시장에 역행하는 대책을 더 많이 내놓고 있다”며 “은행을 산업적으로 키우기 위한 인식이나 제도 개선은 윤 정부에서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