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소비자물가 2년 만에 최고

입력 2022-07-10 17:47   수정 2022-07-11 01:02

중국의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강력한 코로나19 방역 탓에 경기가 침체하는 가운데 물가가 뛰는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작년 같은 달보다 2.5% 상승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이는 2020년 7월(2.7%) 후 23개월 만의 최고 기록이다. 시장 예상치인 2.4%를 웃돌았다.

중국의 CPI 상승률은 전고점인 작년 11월 2.3% 이후 2% 이내의 비교적 낮은 수준을 유지하다 지난 4월과 5월 각각 2.1%를 나타내며 2%대로 올라섰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교통비가 가파르게 오르는 가운데 최근에는 중국인의 식생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돼지고기 가격이 뛰어 장바구니 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

CPI를 구성하는 주요 30대 항목 가운데 교통연료비가 32.8% 급등했다. 식품류 중에선 과일이 19.0%, 달걀류 6.5%, 식용유가 5.0% 상승했다. 채소가 3.7%, 곡물이 3.2% 오르는 등 글로벌 식료품 인플레이션이 중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돼지고기 가격은 6%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 3월 -41.4%, 4월 -33.3%, 5월 -21.1% 등에 비하면 하락 폭이 급격하게 축소됐다. 전월 대비로는 2.9% 올랐다. 중국 당국은 CPI 구성 항목의 비중(가중치)을 공개하지 않지만, 돼지고기는 단일 품목으로 가장 큰 2%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CPI 안정 추세에 결정적 역할을 하던 돈육 가격마저 뛰자 중국도 주요 국가들처럼 물가 관리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란 분석이 나온다.

도매가격인 생산자물가지수(PPI) 6월 상승률은 6.1%로 전월(6.4%)보다 내려갔다. 중국의 월간 PPI 상승률은 작년 10월 사상 최고인 13.5%를 찍은 뒤 8개월째 하락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과 봉쇄의 충격에 따른 경기 하강과 수요 감소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노무라증권은 “중국 당국이 ‘제로 코로나’를 고집하면서 봉쇄 등 강력한 통제를 반복한 탓에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중국도 주요국과 마찬가지로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스태그플레이션에 놓인 여러 국가는 불황을 감수하고 금리를 올려 물가부터 잡는 정책을 쓰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결정하는 올가을 공산당 당대회를 앞두고 서민 경제에 타격을 주는 결정을 내리기 힘든 상황이다. 중국 경제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부동산시장도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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