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용 기전을 명확하게 규명하고 약품의 동등성을 입증한 ‘2세대 천연물’로 미국 임상에서 성과를 내겠습니다.”
손미원 엠테라파마 대표는 11일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2022 대한민국 바이오투자 콘퍼런스(KBIC 2022)’에서 “이달 파킨슨병 치료제의 미국 임상 1상 투약을 시작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엠테라파마는 2020년 설립된 천연물 신약 전문 개발사다. 설립 2년 만에 미국 임상을 개시할 정도로 사업 속도가 빠르다.
천연물은 주로 식물 추출물로 만들어진다. 민간 요법 등으로 사용되거나 식용으로 쓰이면서 많은 사용례가 축적됐다는 점이 장점이다. 부작용으로 인한 임상 실패 우려를 덜어도 된단 얘기다. 생산 비용도 바이오의약품 신약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그럼에도 천연물은 그간 신약 개발의 주류로 인정받지 못했다. 병리 효과를 내는 물질이 무엇인지를 규명하기 어려웠을 뿐 아니라 만드는 제품들마다 동일한 성분함량을 갖고 있도록 맞추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현대의학으로는 드러나지 않은 작용 기전이 약리 효과를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규제가 엄격한 현대 신약의 명단에 천연물이 설 자리는 많지 않았다.
엠테라파마는 의약품 시장의 본무대인 미국에서 천연물로 신약 개발을 하고 있다. 파킨슨병 치료 후보물질인 ‘MT101’로 미국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연말 1상 투약을 마친 뒤 내년 2a상 진입이 목표다.
손 대표는 엠테라파마에서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파이프라인인 MT101을 기존 천연물 의약품과 대비되는 ‘2세대 천연물’로 부르고 있다. FDA에서 요구하는 약물 동등성을 충족시켰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FDA는 천연물에 대해선 전체 성분을 합친 후보물질을 하나의 단일 물질로 간주한다”며 “이 물질의 동등성을 어떻게 입증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엠테라파마는 천연물 성분을 낱낱이 분석한다. 이후 이 성분이 표적한 대상이 무엇이고 어떠한 경로로 약효를 내는지 그 작용기전을 확인한다. 손 대표는 “자체 천연물 성분 분석 시스템을 확보하고 있다”며 “특히 시료 동등성 측면에선 세계 어느 회사보다 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MT101은 도파민 세포의 보호와 재생을 통해 질환을 개선한다. 엠테라파마는 이 치료후보물질을 초기 파킨슨병 환자에게는 주 치료제로, 중기 이후 환자에게는 도파민과 병용 투여하는 방식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엠테라파마의 후속 파이프라인인 ‘MT102’는 염증성장질환 치료제로 전임상 중이다. 'TNF 알파'를 표적으로 삼는 항체 치료제보다 저렴하면서도 스테로이드 기반 약물처럼 독성이 강하지 않아 기존 치료제와의 경쟁에서도 승산이 충분하다고 했다.
손 대표는 “MT102로 장내 세균불균형(다이스바이오시스) 상태를 개선할 뿐 아니라 항염증과 점액 방벽 생성 등 삼중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2024년 임상 2상 진입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2025년 기술특례상장을 거쳐 국내 최고 연구개발(R&D) 신약 개발사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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