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달 28일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3대 핵심소재의 일본 의존도가 되살아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2019년 7월 4일 이들 3개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를 단행했다. 2018년 10월 한국 대법원이 일본 기업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을 내린 데 대한 보복조치였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2조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해 반도체 부품·소재 국산화에 나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무역협회가 제공하는 관세청 품목분류체계(HS) 통계를 분석한 결과 3대 품목의 수입액이 지난해부터 늘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불화수소 수입이 전년 대비 34% 늘었고, 포토레지스트는 매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주장이다. 폴리이미드는 수입액만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고 했다.
한국경제신문이 무협 통계를 분석한 결과 니혼게이자이신문 주장처럼 지난해 불화수소의 대일(對日) 수입액은 1252만달러로, 전년(937만달러) 대비 34%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반도체 특수’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체 수입액이 늘었다는 점은 간과한 것이다. 수출규제가 시작된 2019년 32.2%에 달하던 대일 수입 의존도는 작년 12.9%로 급감했다. 올해 1~5월은 9.5%로 더욱 줄었다.
포토레지스트도 매년 수입액은 늘고 있지만, 일본 의존도는 하락하는 추세다. 2019년 85.5%에서 지난해 79.3%에 이어 올해 76.2%까지 떨어졌다. 특히 HS코드를 통해선 별도로 수입금액을 산출할 수 없는 EUV(극자외선) 포토레지스트 비중은 지난해 기준 50% 아래로 떨어졌다는 것이 산업통상자원부의 설명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100대 핵심 품목의 대일 의존도는 2019년 30.9%에서 작년 24.9%로 6%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3년 전에 비해 낮아지기는 했지만 니혼게이자이신문 지적처럼 아직까지 반도체 핵심소재의 일본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또 다른 핵심소재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의 일본 수입 비중은 2019년 93%에서 올해 91%로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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