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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전반적으로 부진했습니다. 지난주 급등했던 데 따른 반발 매도세가 나왔습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지속됐습니다.
대표 지수인 S&P500지수는 전날보다 1.15% 떨어진 3,854.43, 나스닥지수는 2.26% 급락한 11,372.60, 다우지수는 0.52% 밀린 31,173.84로 각각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번주에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실적 둔화에 대한 불안감이 컸습니다. 미 최대 투자은행인 JP모간과 웰스파고,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등 금융사들이 2분기 성적표를 공개합니다. 펩시코와 델타항공도 실적을 내놓습니다.
금융정보 회사인 팩트셋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업 실적은 작년 동기 대비 4.3%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직후였던 2020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습니다.
이번주 13일에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나옵니다. 5월 물가상승률은 8.6%(작년 동기 대비)로, 41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6월 물가는 8.8%로 더 뛰었을 것이란 게 시장 예측입니다.
미 경제 및 증시 전망과 관련, 월가에선 엇갈린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투자은행인 오펜하이머에서 최고투자전략가(CIS)를 맡고 있는 존 스톨츠퍼스는 “연말 S&P500지수는 지금보다 24%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오펜하이머는 월가에서 뉴욕증시를 가장 낙관적으로 전망해온 투자회사입니다.
스톨츠퍼스 CIS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는 당초 예상하기 어려운 악재였다”며 “상반기 증시에 타격을 준 요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연말 S&P500지수 전망치를 종전의 5330에서 4800으로 낮췄습니다. 다만 지금보다는 여전히 매우 높은 수치입니다.
스톨츠퍼스 CIS는 “미국 경제와 뉴욕증시는 강력하다”며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 정부 지출 등이 모두 견조한 모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미 중앙은행(Fed)이 긴축을 시작한 상황에서 경기 사이클상 착지가 다소 불안할 수 있다”면서도 “최소한 경착륙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오펜하이머 전망과는 달리 월가에선 미 경제의 경착륙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을 많이 내놓고 있습니다.
줄리언 이매뉴얼 에버코어ISI 선임분석가는 “2분기 기업 실적 시즌이 본격화하고 있다”며 “성장주엔 단기 매수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전체적으로 실적 조정 압력이 큰 게 사실이지만 그동안 주가 하락폭이 너무 컸다는 얘기입니다.
이매뉴얼 분석가는 “강달러와 고용 둔화, 공급난, 재고 증가가 꾸준하다”며 “기업들의 이익률과 주당순이익(EPS)이 동시에 하강 압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말의 S&P500지수 전망치를 종전의 4300에서 4200으로 소폭 낮췄습니다. 다만 지금보다는 여전히 8~9% 높은 수치입니다.
피터 오펜하이머 골드만삭스 수석전략가도 “향후 10년을 보면 혁신을 이끄는 기술주에 큰 기회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장기 투자자들은 기술·성장주에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다만 증시 전체의 분위기는 더 가라앉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오펜하이머 전략가는 “약세장에선 보통 30% 하락하는데 아직 바닥을 치지 않았다”며 “금리 인상 등을 감안하면 주가가 더 떨어지는 게 정상”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준금리와 물가가 정점을 찍어야 증시가 반전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얘기입니다.
오펜하이머 전략가는 “2분기엔 그동안 관심을 가졌던 매출 성장보다 이익률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며 “기업 이익률이 조금씩 악화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소비가 둔화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원자재와 인건비 등 비용이 뛰면서 이익률이 더 낮아질 것이란 게 오펜하이머 전략가의 관측입니다.
미국 주택 시장에서 또 다시 이상 조짐이 나타났습니다. 지난달의 주택 거래 취소건수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을 제외하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부동산 중개업체인 레드핀에 따르면 6월 주택 매매 취소 사례가 총 6만 건에 달했습니다. 지난달 매매됐던 전체 거래 건수의 14.9%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팬데믹 직후였던 2020년 4월 이후 가장 많았습니다.
주택 거래 취소건수는 매매를 위한 가계약을 체결한 뒤 여러 사유로 거래를 폐기한 숫자입니다. 취소 비율은 작년 6월엔 11.2%였습니다.
레드핀은 “가계약 후 대출이 거부됐거나 수리비가 급증할 것으로 판단됐거나 매수자가 갑자기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며 “가장 큰 이유는 갑자기 뛴 모기지 금리에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연초 대비 두 배 급등한 모기지 금리가 매수자들의 최종 계약 부담을 높였을 것이란 진단입니다.
테일러 마 레드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주택 시장이 둔화한 이후 매수자들이 협상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매수 의향을 전달한 뒤 실제 계약 때 대출 금리 급등을 이유로 취소하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습니다.
마 이코노미스트는 “요즘은 주택 구입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쉽게 취소하는 경향이 있다”고도 했습니다.
현재 미국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평균 연 6% 안팎입니다. 올 초엔 연 3% 정도였습니다.
장·단기 국채 금리는 많이 떨어졌습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연 2.99%로 10bp(1bp=0.01%포인트),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3.07%로 5bp 각각 하락했습니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참석해 기준금리 75bp 인상에 반대했던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연방은행 총재는 “경제와 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금리 인상은 경기 침체 위험을 키울 수 있다”며 성급한 금리 인상에 반대한다는 뜻을 다시 밝혔습니다. 증시에 다소 위안을 줬으나 Fed 내에선 소수 의견이란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은 총재와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은 총재는 이날 나란히 “75bp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고 다시 강조했습니다.
국제 유가는 소폭 하락했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70센트 하락한 배럴당 104.09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8센트 밀린 배럴당 107.1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날의 ‘글로벌마켓나우’ 이슈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독립군’ 조지 총재 “금리 인상 천천히” ② 블랙록 “美 주식 팔라” 왜? ③ 일론·트위터 결말 시나리오 ④ 테슬라 지고 DWAC 뜨고 ⑤ 리비안도 감원 충격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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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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