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토콘드리아 치료제를 개발하는 파이안바이오테크놀로지가 12일 서울 드래곤시티에서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2022 대한민국 바이오투자 콘퍼런스(KBIC 2022)’에서 개발 중인 치료제를 소개했다.
파이안바이오테크놀로지는 세포 내 에너지 공장으로 불리는 미토콘드리아를 이용해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미토콘드리아의 성능이 떨어지면 활성산소(ROS)가 발생하고 체내 염증 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파이안바이오는 탯줄에서 유래한 줄기세포로부터 분리·정제한 미토콘드리아를 치료제로 개발했다. 염증 반응을 치료하는 ‘미토테라피(마이토테라피)’로 기대하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제처럼 건강한 미토콘드리아를 환자에게 주입하는 방식이다.
이런 아이디어로 개발한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이 다발성근염·피부근염을 적응증으로 하는 ‘PN-101’이다. 다발성근염과 피부근염은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이다. 근육에 과도한 염증이 발생한다. 스테로이드 치료제가 주로 처방되지만 부작용 때문에 장기 복용이 어렵다. 환자 중 3분의 1 가량은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다.
한규범 파이안바이오 대표는 “염증억제 효능은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가 아니기 때문에 약화된 근력을 회복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PN-101은 근육 세포 내 활성산소를 낮추고 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억제하는 등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PN-101은 국내 임상 1·2a상을 진행 중이다. 총 1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서울대병원, 한양대병원, 순천향대 부속 서울병원 등이 참여한다. 한 대표는 “비밀유지계약으로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현재 해외 제약사 두 군데와 PN-101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회사는 동물실험을 통해 PN-101이 하지허혈, 류머티즘 관절염 등에서도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한 대표는 “동물실험을 통해 적절한 적응증을 찾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항암제도 개발하고 있다. 진행성·재발성 고형암을 대상으로 하는 'PN-201'과 유방암 대상으로 하는 'PN-30X'다. 모두 전임상 단계다.
PN-30X의 경우 미토콘드리아의 표면에 표적하는 암 표적 항체, 암의 성장을 막는 단백질 약물 등을 연결한다. 한 대표는 “최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와 유사한 아이디어지만, ADC는 세포 내부로의 이동과 단백질 연결 등이 어렵다”며 “그에 비해 미토콘드리아는 이런 단점이 없다”고 했다. 미토콘드리아는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세포 내 이동이 가능하고, 단백질과 화학 약물을 연결하는 것도 비교적 간단하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이런 미토콘드리아의 특성을 고려하면 적응증 확장이 용이하다”고 강조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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