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분석' 뛰어든 광고쟁이들…판이 달라졌다 [이미경의 인사이트]

입력 2022-07-12 12:01   수정 2022-07-12 14:59


제일기획·이노션 등 대기업계열 광고회사가 퍼포먼스 마케팅에 힘을 주고 있다. 온라인 쇼핑시장이 커지며 광고주가 마케팅 효과를 숫자로 직접 확인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통해 광고업계는 온라인 광고시장 확대 속 디지털포메이션을 적극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12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제일기획은 지난해 퍼포먼스 마케팅 전문팀인 '바운스팀'을 신설해 총 4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퍼포먼스 마케팅은 일반적인 광고가 '이미지 브랜딩'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성과 역시 구체적인 숫자로 내는 것을 의미한다.
시나리오 여러 개 만들어 데이터 도출하는 '퍼포먼스 마케팅'
퍼포먼스 마케팅은 마케팅 시나리오를 여러 개로 만들어 소비자들이 물건을 구매하기까지의 과정을 다양한 데이터로 만들어 개선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시행한다. 대표적인 예시는 '배너 마케팅'이다. 예를 들어 10개의 홍보용 배너를 만든 뒤 어느 배너가 어느 타깃에게 소구되는지를 분석해 각 타깃에게 가장 효과적인 배너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이런 마케팅의 중요성이 대두된 건 온라인 시장이 커지며 마케팅의 목적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과거 온라인쇼핑이 활성화되기 전에는 TV·신문 광고가 실제 소비자의 구매로 이어지는지 분석하기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홍보물을 얼마나 많이 봤는지, 홍보물을 본 소비자가 실제 물건을 구매했는지를 모두 추적할 수 있게 됐다.

소비자들의 온라인 소비가 늘고 광고주 입장에서는 광고 성과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이유로 온라인 광고 시장 역시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발표한 ‘2021 방송통신광고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총 광고시장은 18조7391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온라인 광고 시장 규모가 11조1165억으로 59.3%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고 인력 데이터 분석에 쓰는 건 비효율적" 지적도
다만 퍼포먼스 마케팅을 위해 요구되는 데이터 분석은 엑셀과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어렵지 않게 분석할 수 있기 때문에 창의성을 발휘해야 하는 선두 광고회사의 인재를 해당 업무에 투입하는 것은 다소 비효율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국내에서 퍼포먼스 마케팅을 주력으로 하는 광고대행사인 에코마케팅의 지난해 자산 규모는 2747억원 규모로 제일기획 자산 규모(2조5421억원) 대비 1/10 수준이다.

제일기획은 광고·마케팅 전문 인력을 퍼포먼스 마케팅에 투입함으로써 퍼포먼스 마케팅의 범위를 '배너 마케팅'에 국한하지 않고 광고주 이미지 브랜딩 제고까지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진희 제일기획 바운스팀 팀장은 "대형 광고회사에 광고마케팅을 요구하는 광고주들은 매출 증대 뿐 아니라 기본적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깎이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기업의 이미지를 지키면서도 소비자들의 실제 구매로 이어지도록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것이 우리 팀의 목표"라고 말했다.

현대차계열 광고회사 이노션 역시 지난해 퍼포먼스 마케팅 전문 기업 디퍼플을 인수하며 관련 분야 강화에 나섰다. 이노션은 이를 통해 광고주의 매출은 물론 앱·웹 유입 고객 수, 앱 다운로드 수 등 고객 세일즈를 직접 늘리는데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노션 관계자는 "고객 세일즈 연계 분석, 매체 효율성 극대화 등이 가능한 만큼 퍼포먼스 마케팅에 대한 기업들의 니즈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추세"라며 "퍼포먼스마케팅 기업을 인수한 건 이노션이 추구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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