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 임금협상 잠정합의…사상 첫 4년 연속 무분규 타결 [종합]

입력 2022-07-12 21:08   수정 2022-07-12 21:08


현대자동차 노사가 기본급 9만8000원 인상 등을 담은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12일 마련했다. 현대차 노사가 4년 연속으로 파업 없이 임금협상 합의에 이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 노사는 이날 울산공장에서 열린 16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9만8000원(4.3%, 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경영성과급 200%+400만원, 하반기 목표 달성 격려금 100%, 품질향상 격려금 150만원, 미래 자동차 산업변화 대응 특별격려 주식 20주, 재래시장상품권 25만원 등이 포함됐다.

임금 인상과 성과급 규모는 경영 실적, 부품 수급난 장기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지정학적 위협 등 대내외 위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또 미래 자동차 산업변화 대응과 연계해 직군별 특성에 맞게 임금제도를 개선하고, 연구소 부문 인재와 연구개발(R&D)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직군 임금체계 개선 방안을 내년 3월 말까지 마련키로 합의했다.

올해 교섭에선 자동차산업 환경 변화 대응과 고용안정을 위한 '국내공장 미래 투자 관련 특별 합의서'도 마련했다.

이 합의서에 따라 현대차 국내 첫 전기차 생산 공장을 내년 착공해 오는 2025년 완공·양산하고 국내 공장 생산 물량 재편성과 연계해 기존 노후 공장을 단계적으로 재건축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국내 공장을 신설하는 것은 아산공장(1996년) 이후 29년 만이다.

회사는 이를 포함한 중장기 국내 공장 개선 투자를 추진하며, 미래 제조 경쟁력 강화와 작업성·환경 개선을 위한 최첨단 생산 품질 시스템 등을 도입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합의로 최대 규모 국내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라며 "지난 5월 미국 조지아 전기차 공장 건설 계획을 공개한 데 이어 국내에도 전기차 전용공장을 신설키로 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에 선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이에 발맞춰 글로벌 수준의 생산효율·품질 확보, 공장 재편에 따른 차종 이관과 인력 전환배치, 투입 비율 조정 및 시장수요 연동 생산 등 제반 사항 협의에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미래 산업 전환에 따른 인력 감소에 대비해 생산·기술직도 신규 채용한다.

내년 상반기에 전동화, 제조기술 변화 등을 고려한 전문인력 중심 기술직을 새로 뽑는데, 채용 규모와 방식은 향후 정년퇴직 발생에 따른 필요 인원과 중장기 자동차 산업변화 감소 요인 등을 고려해 올해 11월 말까지 결정하기로 했다.

노사는 또 급변하는 자동차산업 경영 환경과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노사 대표가 참석하는 '국내 공장 대내외 리스크 대응 노사협의체'를 구성하고, 분기 1회 정례회의를 열어 미래 자동차 산업 트렌드, 생산·품질·안전 지표 등을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노사는 올해 잠정합의를 파업 없이 마련해 2019년 이후 4년 연속 무분규를 이어갔다. 4년 연속 무분규는 현대차 노사 역사상 처음이다.

특히 올해 임금 인상 규모가 컸다. 올해 인상 규모는 기본급 9만8000원인데, 수당 1만원을 합하면 사실상 10만8000원이다. 이는 2013년 10만7000원 인상 이후 처음으로 인상 폭이 10만원을 넘은 것이다.

올해 교섭에서 노조가 요구한 정년연장, 해고자 복직, 임금피크제 요구 등에 대해선 회사가 수용 불가 원칙을 이어갔다.

이번 잠정합의안이 오는 19일로 예정된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과하면 올해 현대차 임협은 완전히 마무리된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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