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동부는 6월 CPI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9.1% 상승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이날 나온 CPI 상승률은 시장 전망치(8.8%)를 뛰어넘으며 시장에 충격을 던졌다.
에너지 가격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달 에너지 가격은 1년 전보다 41.6% 급등했다. 1980년 4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오름세다. 전월 대비로는 7.5% 상승했다. 휘발유 가격이 전달보다 11.2% 오르는 등 모든 종류의 기름값이 상승했다.
식료품 가격은 지난해 6월보다 10.4% 올랐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1.0%다. CPI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5.6% 뛰었다. 전달에 비해서는 0.6% 올랐다. 임대료는 전월과 견줘 0.8% 상승했다. 이는 1986년 4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률이라고 미 노동부는 설명했다.
다만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중순 이후 에너지와 곡물 가격이 하락해 7월 이후 물가 상승률은 주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1일 브리핑에서 “6월 CPI가 꽤 높게 나올 것”이라면서도 “이 데이터는 철 지난 숫자”라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공급망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아 인플레이션 강도가 누그러질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마이클 개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미국 경제담당은 “현재 인플레이션이 최종적으로 정점을 지나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 중앙은행(Fed)의 고강도 긴축정책이 이어질 전망이다. Fed는 지난달 28년 만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린 데 이어 오는 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0.75%포인트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시장에선 내다보고 있다. 이 경우 현재 연 1.5~1.75%인 미국의 기준금리는 2.25~2.5%로 높아진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미국과 연례협의를 마친 뒤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종전 2.9%에서 2.3%로 0.6%포인트 낮췄다. 지난달 3.7%에서 2.9%로 내린 데 이어 한 달도 안 돼 다시 낮춘 것이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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