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예상을 웃돈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 데 이어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의 베이지북에서 경기 침체 가능성을 시사한 영향으로 하락마감했다. 다만 물가 상승세가 정점을 찍었다는 기대에 장중 급락하던 모습에서 벗어나 낙폭을 줄였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208.54포인트(0.67%) 하락한 30,772.79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7.02포인트(0.45%) 떨어진 3,801.7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7.15포인트(0.15%) 밀린 11,247.58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예상을 웃돈 6월 CPI가 발표된 직후에는 증시 급락세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물가가 정점을 찍었을 가능성이 부각되며 상승전환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다시 하락전환했다가 낙폭을 줄여 마감됐다.
미 노동부는 6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9.1% 상승했다고 밝혔다. 198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또 한달 전 발표된 5월 CPI 연간 상승률 8.6%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8.8%를 웃돌았다.
변동폭이 큰 에너지와 음식료 가격을 뺀 근원 CPI는 1년 전보다 5.9% 상승했다. 전달의 6.0% 상승보다는 낮아졌으나 시장의 예상치인 5.7%는 웃돌았다.
예상을 웃돈 물가지표가 나오자 미 Fed가 고강도 긴축을 이어갈 가능성에 힘이 실렸다.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7월 회의에서 1%포인트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장중 80%를 넘어서기도 했다.
미국의 경제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은 경기 침체 가능성을 부각시켰다. Fed는 베이지북을 통해 5월 중순 이후 경제활동이 완만한 속도로 확장했다면서도 5개 지역에서는 침체 위험 증가에 대한 우려를 주목한다고 밝혔다.
중앙은행의 고강도 긴축과 경기 침체 가능성이 함께 부상한 영향으로 미국의 장·단기 금리 역전 폭은 더 확대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6월 CPI 발표 후 0.15%포인트 상승한 3.20%까지 올랐지만, 경기를 나타내는 10년물 금리는 2.92%까지 하락했다.
장단기 금리 역전 폭이 확대되자 금융업종이 약세를 보였다. 이날 JP모건은 0.94%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델타항공의 2분기 실적도 시장에 큰 힘이 되지는 못했다. 매출은 예상을 웃돌았지만, 연료유 가격 상승에 이익이 기대에 못 미친 탓에 이 회사 주가는 4.47% 하락했다.
대신 전기차 관련 종목들은 강세였따. 테슬라는 파나소닉이 자사를 위한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하자 1.7% 상승했다. 중국 내 전기차 인도량 개선 소식에 리오토와 샤오펑도 각각 2.81%와 1.85% 올랐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0.75% 상승했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비관론이 과도하다는 의견이 제기된 영향이다. TSMC와 ASML 등이 3% 가깝게 올랐다.
유니티소프트웨어는 이스라엘 소프트웨어업체 아이런소스를 44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17.45% 하락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7월 회의에서 금리를 1%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75%에 달했다. 전날에는 7.6%였다.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25%로 전날의 92.4%에서 하락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47포인트(1.72%) 하락한 26.82를 기록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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