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 주인공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다. 그 중에서도 특출한 능력을 발휘한다는‘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그는 ‘서울대 로스쿨 수석’등의 어마어마한 스펙으로 대형로펌 한바다에 입사한다.
그러나 현실 속 '우영우'는 요원하다. 로스쿨 입학부터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1년 법학전문대학원(법전원)에 입학한 장애 학생 수는 6명(0.28%)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전원에 입학하는 장애인의 수는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2009년부터 2013년 동안 법전원에 입학한 장애인은 총 81명(0.79%)이다. 그러나 이 비율은 2015년 0.43%까지 줄었다가 2016년 0.57%로 소폭 상승 한 이후 2020년과 지난해에는 0.28%까지 떨어졌다.
각 법학전문대학원은 입학 정원 중 7%를 △경제적 배려대상자 △신체적 배려대상자 △사회적 배려대상자 등 특별전형으로 선발한다. 그러나 이 중 장애학생의 의무비율은 따로 없다.
전문가는 법전원 간 ‘변호사시험 합격률’로 경쟁을 하다보니 장애 학생 기피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장애인 학생에 비해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낮은 장애학생을 뽑지 않으려는 경향성이 생겼다는 것이다.
시각장애인 변호사로 활동 중인 김재왕 변호사(변시 1회)는 "로스쿨 초기때와는 다르게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50%대로 내려갔다"며 "이에 각 학교가 '변호사시험 합격률'로 경쟁을 하다보니 이런 경향성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뿌리깊은 학습 장벽 결과" 지적
특히 극 중 우영우와 같이 선천적 장애를 겪는 학생들의 경우, 뿌리깊은 학습 장벽으로 인해 유년기시절부터 체계적인 학습을 받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김 변호사는 "현재 한국 법조계에 활동 중인 장애인 분들도 대부분 후천적 장애를 가졌던 분들"이라며 "선천적인 장애를 가진 학생이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로스쿨에 들어가는게 현 제도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세밀한 학습지원 부족으로, 장애인들의 역량 발휘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 변호사는 "장애학생의 학습권 보장하기 위해 장애학생 학습 지원제도를 자율에 맡기기보다는 제도적으로 마련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해보인다"고 덧붙였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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