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에게 마약을 투약하고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이 징역 9년6월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제15형사부는 14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미성년자 대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20대)에 대해 징역 9년 6월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5년 간 신상 공개고지, 7년 간 아동청소년과 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 등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당시 19세인 피해자 B양을 유인해 동거하면서 그에 대해 심리적으로 지배하며 필로폰을 투약시켜 불특정 다수의 남성들에게 성매매를 하게끔 한 뒤, 이에 대한 금품을 수수한 것은 비난가능성이 높다"며 "B양은 반신불구가 돼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평생 안고 살아가야할 처지다. 말로는 사랑한다 했지만 A씨의 행동은 그저 성적용도로 이용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7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당시 여고생이었던 B양에게 필로폰을 투약하고 20여명의 성인 남성과 성매매를 하도록 강요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그루밍(성착취를 목적으로 아동·청소년과 사전에 친밀한 관계를 맺어두는 행위)으로 B양이 가출하도록 한 뒤 동거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B양은 마약 부작용으로 뇌출혈이 발생해 오른쪽 팔과 다리를 쓰지 못하는 반신불수 상태가 됐다.
A씨 측은 재판에서 가출을 권유한 적이 없고 마약 투약 역시 강요한 사실 없다며 일부 혐의를 부인했으며 "20대의 젊은 청년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점 등을 감안해 달라"고 선처를 호소한 바 있다. 지난달 7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22년을 구형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