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공 대신 민간 주도로 주택 공급 속도낸다

입력 2022-07-18 17:40   수정 2022-07-18 17:49



정부가 부동산 신탁사와 디벨로퍼(부동산 개발 업체)를 적극 참여시켜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낸다. 과거처럼 공공 주도를 통해선 임기 내 250만 가구 이상 주택 공급을 실현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연내 도심복합개발특례법을 제정하고 재개발·재건축 보다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민간 제안 도심복합 사업을 활용해 역세권 도심에 복합 개발을 추진할 방침이다.
역세권에 주거·문화·산업 복합시설 개발
국토교통부는 18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같은 내용을 담은 새 정부 업무 계획을 보고했다. 이날 윤 대통령에게 직접 업무 보고를 맡은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공공 주도에서 벗어나 민간 전문성과 창의성을 활용해 민간 주도로 도심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신(新) 사업 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수요자들의 만족도와 주택 공급 확대의 효과를 높이려면 역세권 도심을 적극 개발해야 하는데, 기존 공공 주도나 재개발·재건축을 통해선 시간이 오래 걸리고 각종 부작용이 속출한다는 게 국토부의 판단이다.

이 때문에 국토부는 부동산 신탁사와 디벨로퍼를 참여시켜 동대문역·영등포역·문래역 등 도심이나 3기 신도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역세권 등 아직 개발 수준이 낮은 지역에 주거·문화·산업 시설이 함께 들어설 수 있도록 복합 개발을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원 장관은 "조합과 시공사업단 간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된 서울 둔촌주공 재건축같은 사례가 나오지 않으려면 조합 설립 없이 토지주가 신탁사 등과 협력해 시행하는 방식으로 기존 조합 방식의 비전문성·사업 장기화의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또 "창의적인 복합 개발이 가능하도록 도시?건축 규제를 최대한 완화하고, 공용주차장 등 기부채납을 통해 적정한 개발 이익을 환수할 계획이 있다"고 덧붙였다. 사업에 참여한 토지주에겐 주택이나 상가를 우선 공급해 내몰림 현상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공이 시행하는 도심복합사업에만 절차 간소화와 도시건축 특례, 세제 혜택을 제공했는데 앞으로는 민간 사업자에도 부여해 도심 내 주택 공급 속도와 효율성을 끌어올린다는 취지"라고 했다.

같은 맥락에서 정비사업 등 민간 사업에 통합 심의 제도를 전면 도입해 인허가 기간을 1년 가량 단축키로 했다. 그간 교통·재해·환경 영향평가와 경관·건축심의 등이 개별적으로 진행돼 주택 공급 관련 인허가에만 3~4년이 걸렸다.

이와 함께 서민 주거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오는 4분이 이후 변동금리 이용자의 고정금리 대환을 6개월 간 한시적으로 허용해주기로 했다.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고 있어 취약 차주의 대출 이자를 경감해 주거비 부담을 완화해주겠다는 취지다. 1억4000만원을 빌린 변동금리 대출 이용자가 고정금리로 대환하면, 향후 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연평균 약 85만원의 이자 부담을 줄이게 된다.
해외건설 지원 통해 신성장 동력 확충도
국토부는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침체된 건설 산업도 활성화시키기로 했다. 이를 위해 새 정부 임기 내 해외 건설 수주 연 500억달러(한화로 약 65조7850억원)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해 해외 건설 수주 규모는 306억달러였다.

원 장관은 "고유가로 자금력이 충분한 중동 지역이나 우크라이나·이라크 재건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철도·공항·도시개발 등 인프라 사업에 모빌리티(운송수단)·스마트기술을 접목하고 원전·방위산업·문화 등을 아우르는 패키지 수출을 추진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민간이 주도하고 공공이 지원하는 '팀 코리아' 형태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카카오T 등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사용하는 플랫폼 택시의 경우 탄력 요금제 도입을 추진키로 했다. 탄력요금제란 호출 시점의 실시간 수요·공급에 따라 요금이 변동하는 요금제로 이를 통해 심야 택시 승차난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게 국토부의 판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심야 한정 등 경직된 요금을 일정 범위 내에서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해 택시 기사의 심야 운행 증가를 이끌어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정/이혜인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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