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年7%땐 190만명 원리금 못 갚아…부실 우려 부채 123조↑

입력 2022-07-18 17:27   수정 2022-07-19 00:59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 연 7% 수준에 이르면 최저생계비를 제외한 소득으로 대출 원리금도 갚지 못하는 사람이 190만 명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특히 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2금융권 차입자와 자영업자, 다중채무자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급증할 것으로 파악돼 금융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급증하는 상환 부담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리 상승이 가계대출을 받은 차주의 상환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내부적으로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르면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 연 3.96%인 지난 3월 말 기준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 규모는 1616조2000억원이다.

여기서 평균 금리가 3%포인트 상승하면 전체 차입자 1646만 명 가운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70%를 초과하는 차입자가 19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 140만 명에서 50만 명 늘어나는 것이다. 이들의 부채 규모는 357조5000억원에서 480조4000억원으로 122조9000억원 증가한다. DSR이란 연소득 대비 한 해 갚아야 할 원리금의 비율이다. DSR이 70%를 넘어서면 소득에서 최저생계비를 제외했을 때 원리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차주로 분류된다.

DSR이 90%를 넘어서면 소득에서 소득세와 건강보험료 등만 제외해도 원리금을 못 갚는 차주로 여겨진다. 평균 금리가 3%포인트 오르면 이런 차입자는 기존 90만 명에서 120만 명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부채 금액은 254조원에서 336조원으로 늘어난다.
취약 차주 ‘비상’
DSR 90% 초과 차입자는 제2금융권과 자영업자, 다중채무자에서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금리가 3%포인트 오르면 은행에선 DSR 90% 초과 차입자 비중이 3.2%(28만7000명)에서 4.8%(43만7000명)로 높아진다. 2금융권에선 1.9%포인트(8.4%→10.3%) 늘어난다.

같은 상황에서 DSR 90% 초과 자영업자는 10.2%(21만9000명)에서 13.0%(28만 명)로 2.8%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비자영업자는 1.6%포인트(4.8%→6.4%) 늘어나는 데 그친다.

다중채무자와 비다중채무자의 격차는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DSR 90% 초과 다중채무자는 8.7%(33만2000명)에서 12.0%(45만6000명)로 3.3%포인트 뛰지만 비다중채무자는 4.5%(57만5000명)에서 5.9%(74만1000명)로 1.4%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치는 것으로 계산됐다.
대책 마련 나선 금융당국
금융당국이 최근 중·저신용자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금융권에선 당국이 2016년 도입된 중금리 대출제도를 적극 활용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민간 중금리 대출은 신용평점 하위 50%(4등급 이하)인 개인 차주를 위한 제도다. 업권별 금리 상한 요건을 충족하는 비보증부 신용대출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민간 중금리 대출 금리 상한 기준을 높이는 내용의 상호금융업·저축은행·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 일부 고시의 규정 변경을 예고했다.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중·저신용자에 대한 중금리 대출이 축소되지 않도록 상한 기준을 합리화한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상호금융은 민간 중금리 대출의 금리 상한을 연 8.5%에서 연 10.5%로 높이기로 했다. 여신전문금융업은 신용카드업의 경우 민간 중금리 대출의 금리 상한을 연 11%에서 연 13%로, 신용카드 외 사업자는 연 14%에서 연 15.5%로 상향할 예정이다. 저축은행은 연 16%에서 연 17.5%로 올릴 방침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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