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외교장관 "강제징용 문제 조속히 해결"

입력 2022-07-19 01:03   수정 2022-08-17 00:03


박진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18일 도쿄에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열고 강제징용 배상 판결 문제의 조기 해결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외교부는 박 장관이 이날 외무성 이쿠라공관에서 하야시 외무상과 한 시간가량 회담한 결과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한국 외교장관이 양자 회담을 위해 방일한 것은 2017년 12월 이후 4년7개월 만이다. 박 장관은 20일까지 사흘간 일본에 머물 예정이다.

일본 매체 등에 따르면 하야시 외무상은 회담에서 “강제징용 문제를 비롯한 한·일 간 현안의 해결이 필요하다”며 한국의 구체적인 행동을 요구했다. 박 장관은 “현금화가 이뤄지기 전에 바람직한 해결책이 나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하야시 외무상은 또 “(강제징용 문제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해결됐다”는 입장을 전했고, 박 장관은 “민관협의회 설치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박 장관의 발언은 법원의 현금화 결정에 앞서 한·일 양국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외교적 해법 등을 모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한국 대법원은 2018년 10월과 11월에 각각 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강제 동원 피해자에게 배상하라는 내용의 확정판결을 내렸지만, 피고 기업들은 배상 책임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에 강제 자산 매각(현금화)을 위한 법적 절차가 진척돼 이르면 올가을께 현실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일 외교장관은 또 북한과 대화의 문을 열어두면서 북한이 추가 도발하면 단호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박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정신과 취지에 따라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고 제안했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1998년 10월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가 채택한 것으로, 당시 일본은 과거 우리나라를 식민 지배한 데 대한 ‘통절한 반성과 마음에서의 사죄’를 문서화했다.

외교부는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양국이 지역·세계 평화 번영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자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최근 양국이 긴밀한 소통을 통해 김포~하네다 항공 노선 재개, 격리 면제 등 한·일 간 인적 교류 복원을 위한 조치가 이뤄진 점도 평가했다. 그는 일본 측에 “비자면제 등 교류 재활성화에 필요한 제도적 기반 정비를 위해 노력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박 장관은 이르면 19일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예방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첫 한·일 정상회담 개최 문제도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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