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옐런, "필요시 외화 유동성 공급"…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 동참키로

입력 2022-07-19 19:06   수정 2022-07-19 19:07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양국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필요할 경우 '유동성 공급 장치' 등을 실행할 수 있다며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도 시사했다.

기획재정부는 19일 한미 재무장관회의에서 추 부총리와 옐런 장관이 이같은 내용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두 장관은 한미 통화스와프라는 단어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한·미 양국이 필요시 유동성 공급장치 등 다양한 협력방안을 실행할 여력이 있다는 데 인식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외환시장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경우 통화스와프 체결 등 추가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현재 한국의 외화 유동성 상황은 과거 위기에 비해 양호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외환건전성 제도가 잘 갖춰져있어서다. 추 부총리는 "글로벌 금융시장 유동성의 급변동, 역내 경제 안보 위험요인 등을 모니터링하고 유사시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옐런 장관이 요청한 러시아산 원유의 가격상한제에는 한국도 동참하기로 했다. 추 부총리는 "한국도 가격상한제 도입 취지에 공감하며 동참할 용의가 있다"며 "가격상한제가 국제 유가 및 소비자 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설계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동참 의사에 사의를 표하며 "구체적인 제도 설계에 한국도 적극 참여하길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양국 장관은 공급망 교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원자재가격 급등과 인플레이션 압력 심화, 급속한 통화 긴축의 파급효과 등 양국이 직면한 복합위기 상황 감안해 한·미간 전략적 경제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기재부는 전했다.

특히, 양국 국민과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글로벌 공급망 교란 및 불공정한 시장 왜곡 관행 등에 대해 철저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양국간 더욱 긴밀한 정책공조가 필요하다는 것에 의견을 같이했다.

두 장관은 팬데믹으로부터의 빠른 회복, 보건·재정정책의 효과적 활용, 견조한 대외건전성 등 그간 한국경제가 보여준 우수한 회복력에 대해 공감하고, 한국의 빠른 경제회복이 강한 경제 기초체력과 정책역량의 증거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추 부총리는 "최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국경제가 탄탄한 기초체력과 효과적인 정책을 바탕으로 소비와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규제·조세부담 완화 등을 통해 기업투자를 유도하여 한국경제뿐 아니라 세계경제 회복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기후변화와 글로벌 보건 분야도 논의됐다. 추 부총리는 "한국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기후변화 대응 재원 조성 노력에 동참 중"이라며 한국에 사무국을 둔 녹색기후기금(GCF)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추 부총리와 옐런 장관은 회담 이후 만찬을 하며 추가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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