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잘못 받았다가 '이자 폭탄' 맞는다

입력 2022-07-19 09:40   수정 2022-07-1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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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비를 충당하기 위해 카드론(장기카드대출)을 주로 이용하던 중·저신용자들의 이자 부담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들이 발행하는 채권 금리가 10년 만에 최고치인 연 4%대를 돌파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연 4.302%를 기록했다. 지난달 7일 여전채 AA+ 3년물 금리가 2012년 4월 2일(4.02%)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연 4%대에 진입했는데, 약 한 달 만에 연 4.3%대에 도달한 것이다.

지난달 17일에는 여전채 AA+ 3년물 금리 연 4.517%를 기록하면서 2011년 10월 28일(연 4.52%) 이후 10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내기도 했다. 여전채 금리는 지난해 9월까지 연 1%대에 그쳤다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조치로 '제로금리 시대'가 막을 내린 같은 해 11월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지난달에 이어 이달 또 한 번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따라 국내 채권시장이 영향을 받은 결과다. 현재 시장 내에서는 인플레이션 쇼크에 Fed가 자이언트 스텝 또는 이를 뛰어넘는 긴축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통상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은 국내 국고채, 여전채 금리를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카드사들의 조달 비용이 빠른 속도로 불어나면서 서민들의 급전 조달 창구인 카드론 금리가 연말까지 줄곧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사상 최초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데 더해 연내 2~3차례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 것 또한 여전채 금리 상승 요인으로 분석된다.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 되면서 연말까지 카드론 금리는 빠르게 오를 전망이다. 최근 카드사들이 기업어음(CP) 발행을 늘리는 식으로 조달처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까진 회사채 의존 비율이 절대적으로 큰 상황이다. 현재 카드사들은 전체 자금 조달의 약 70%를 여전채에 의존하고 있다. 여전채 발행 비용이 늘어나면 증가분이 그대로 카드론 금리 인상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 5월 기준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2.07~14.34%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연 12.39~14.01%) 대비 하단은 0.32%포인트 내렸으나 상단은 0.33%포인트 오른 수치다.

사실상 지금까지는 우대금리, 특판 금리 할인 등의 조정금리가 카드론 금리 인상 압력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앞으로는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조정금리가 줄어들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추가 조치 실행 여부를 검토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여전채가 줄곧 오르면서 국내 카드사들의 수익성 악화와 카드론 이용 차주의 이자 상환 부담 증가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현재 관련 수치를 모니터링하면서 추가로 필요한 조치가 있는지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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